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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5. 10:05 - 독거노인

<2020 하류노인이 온다:노후절벽에매달린 대한민국의미래>


하류노인이라는 말은 일본식 용어를 그대로 사용해서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말 그대로 곤궁한 상태에 내몰린 노인을 지칭한다. 곤궁함이란 말 그대로 가난 때문에 생활 자체가 힘든 상태를 지칭한다.

일본처럼 부유한 나라에서 가장 경제적 수혜를 많이 받고 은퇴했을 노인 세대가 왜 그렇게까지 곤궁한 상태로 내 몰리었을까.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그리고 사회적 편견이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그들은 젊은 시절을 방탕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사회적 편견이야말로 그들에게 주어진 역경중 하나라고 이야기 한다. 그들은 결코 나태하지도 방탕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젊은 시절 나름데로 열심히 일을 했고 국가 발전에 일익을 충분히 담당했으므로 노후를 누릴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단지 그들이 그런 상태로 전락하게 된 것은 사회적 시스템이 충분히 보호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사람이 사회안에서 사는 동안 여려가지 위기가 닥친다. 하지만 그 위기가 젊은 시절에 맞이하는 것과 노년기에 맞이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고 한다. 건강과 재산, 이 두가지는 지키지 쉽지 않은 존재들이다. 어느 하나만 무너져도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족의 해체는 그간 다양한 부조와 보호막으로서의 역활을 하던 안전 장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전통적인 가정이 가지던 역활들이 사회적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기능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결국 독거노인이 되던, 혹은 황혼의 부부가 되던 이들은 헐벗은 상태 그대로 사회에 노출되는 것이다.

하류노인은 현재의 노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미래에 닥칠 위기가 젊은 청년들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현 경제적 상황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 격차는 심화되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그들이 결국 결혼을 포기하고 가정을 포기한 상태로 남게된다. 그들은 앞선 세대보다 훨씬 가난한 상태에서 미래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노년을 위한 제도는 앞으로 닥칠 청년들의 위기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시스템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사회보장제도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위기를 전제로 짜여있고, 지금처럼 가족이 해제된 상황에서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지라는 것이 나락에 떨어진 이들에게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사전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제시한다.

<청년 난민이 되다>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일본의 주거 환경은 비산 월세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거비용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노년뿐만이 아니라 전세대를 아우르는 문제이므로 공공임대 주택정책을 강화해서 근본적인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해야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부분은 현 싯점의 한국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아직까지 전세 제도가 있는 한국이지만 점점 월세화, 기업형 임대시장의 확대가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주거 문제는 현 일본의 문제보다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년의 삶에서 특히, 하류노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회적 유대관계의 유지다. 가난해질수록 소회되고 고립되는 상황은 곤궁한 이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상황을 더 잘 극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회적 유대 관계의 유지가 중요하게 강조된다. 적은 비용으로 그들 삶의 활력을 제공하고 안전핀 역활(특히,독거노인에 있어서 고독사)을 할 수 있도록해 주는 것이다.

한국도 베이비붐머 세대가 2020년부터 대거 은퇴, 소득이 끊기는 싯점에 도달한다. 일본과 다른 점은 한국의 평균적인 가정이 가지고 있는 축적된 재산이 대부분이 부동산, 즉 주택이라는 것이다. 금융자산의 비중이 낮고 여유돈이 없는 이들- 한국 부모들의 대부분은 자식들의 교육비로 자신들이 가진 돈을 대부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에게 의존할 수 있는 비상 수단은 부동산 밖에 없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하류노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얼마나 존재할까. 이제 몇년 안남은 미래에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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