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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0. 09:00 - 독거노인

<Class: A Guide Through the American Status System>


계급이란 단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가 꺼리는 단어가 아닐까. 아니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세계를 둘러보아도 계급 이라는 단어를 경원시하지만 실제 모두의 가슴 한켠에 존재하는 불안감은 떨쳐 버릴 수 없는 단어다.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누군가에게 미국 사회에서 계급이 존재하는지 자신이 어떤 계급에 속하는지 질물을 받는다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미국 사회는 평등과 능력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그런 사회 속에 구시대적이고 자신들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영역이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평등한 사회는 어히려 멀어지고 축적한 부에 의해서 나뉘는 계층이 존재하게 된다. 이 계층은 또 다시 계급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는 바탕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계급을 구분 짓는 요소가 돈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가 언급하고 있는 외모, 외양, 집, 생활패턴, 소비패턴 등의 요소들이 물질적 기반 없이 가능한가. 아니 물질적 기반을 토대로 더 심화되는 균열을만드는게 아닐까. 게다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들어내는 언어와 생활패턴은 자신이 자라온 환경이 기반이 된다. 아무리 자수성가해서 그 과거의 기반을 지워버렸다 해도 은연중에 존재하는 교육 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고치기 힘들다. 그리고 그 교육 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돈과 물질적 기반이 더더욱 긴밀해지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이 쓰여진 시대가 1980년대고 이미 오래전에 지나버린 과거일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된 부의 편중을 생각한다면 책이 말하고 있는 계급의 구분점도 더 벌어졌을거라고 생각된다.

굳이 미국내 계급을 구분하는 지점들을 세세히 살펴볼 필요 없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6.25를 통해서 구시대적 계급 사회가 급격하게 무너져 버린 대한민국에서 이제는 사회적 계급을 구분 짓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가 교육일 것이다. 모두가 소모적 과잉 투자라고 이야기하지만 아직도 학벌이 가지는 의미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확대되고 있지 않은가. 단순히 고등 교육을 더 받았다는 차원을 넘어서 그들만의 테두리가 생기고 그들만의 문화가 존재하며 그들이 성취하는 경제적 소득은 그렇지 못한 이들과 차별을 만들고 있다. 게다가 그 기회를 빼았긴 이들에게는 커다란 장벽을 쌓아놓고 있는 사회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이지 않은가.

부의 천박함을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로는 그 부에 편승하지 못한 이들이 울부짖는 소외는 부의 간극만큼이나 계급적 격차를 의미한다고 본다. 단순히 부의 차는 경제적 능력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더 이상 계층간 차이를 좁힐 수 없는 경제적 계층의 고착화는 계급으로 굳어지는 과정일 것이다. 단순한 경제적 능력적 차를 넘어서 소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차이를 만들고, 대물림되는 간극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문화도 낭만도 행복도 소비되는 사회다. 결국 다른 계급에 속한다는 것은 다른 소비를 의미하고 더 나아가 소비하지 못하는 것은 소외를 의미한다. 계급적 소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