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18. 1. 17. 13:43 - 독거노인

<도시의 승리>


나는 도시에 살고 도시가 좋다. 어릴 적에 시골에 살아 봤고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에 기인한 것이지 현실에 있어서 그 생활 자체가 그립거나 그 환경이 그리운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 도시를 벗어나 생활하라고 하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나를 불편하게 할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만큼 도시가 주는 편리한 기능에 익숙하고 그 방식을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고생스러운 것인지를 알고 있다. 


<도시의 승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식의 전파다. 하나의 군집을 이루는 공간이 더 밀집될수록, 밀집도가 올라갈수록 사람들이 습득하는 지식과 지식의 전파는 훨씬 용이해지고 확산의 속도는 더 빠르다는 것이다. 이는 비대면적 접촉이 가능한 인터넷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지금 이러한 지식의 전파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특히, 지식기반의 산업들은 날로 번창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식이 생성되고 전파되는 속도는 도시가 밀집될수록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한다. 그렇지만 이런 도시 집중이 가지는 문제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도시 집중은 범죄와 오염과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점들에 어느 정도 동의 하지만 문제점보다는 이득이 더 많다는 데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특히, 도시 오염은 도시에 직장을 두고 자신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서 근거리 출퇴근 하는 이들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더 많이 일으킨다고 주장 한다. 출퇴근 시에 자동차를 운전함으로써 도시 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시간을 더 소비하고 환경 오염을 더 일이키며, 시외곽의 주거는 냉방과 보온을 위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 한다. 이 견해는 지역적, 문화적 차이를 더 깊이 들여다 봐야 할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 된다. 그렇지만 도시가 배출하는 오염과 환경적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전원적 삶을 꿈꾸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 뇌에서 일어나는 창조력을 다루는 책 <이매진>에서도 사람들이 창조적 생각을 만들어 내는 과정 중의 하나로서 대도시 내에 사람들간의 교류, 접촉을 통해서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낯선 사람들과의 접촉과 교류가 지식의 교류와 동의어적인 맥락에서 이야기 되고 있다.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사회가 노령화되면서 발생 하는 수 많은 사회적 비용과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도시의 집중화는 중요한 요소다. 일본의 지방 도시 같은 경우 출생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사망율도 같이 낮아지지만 인구 유출로 인해서 도시 자체는 노령화 되고 총인구수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도시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급속히 증가한다. 세금을 내는 인구는 점점 줄어들지만, 노인들을 위한 복지 시설은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시 외곽의 거주를 줄이고 도시 내부로 이사를 촉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편의 시설에 들어가는 비용을 도심 내부에 집중하고 넓게 유지되야 하는 공간을 줄임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지 하는 것이다. 이런 예를 넓게 국가적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노인 인구와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재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노인들에게는 가까운 병원과 더 많은 활동 기회(실제로 일본 소도시의 노인들 같은 사회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지 않는 비율이 급격히 많다고 한다)를 줄 수 있는 공간.


개인적으로 도시 집중을 선호하는 편이다. 손실과 실익을 따진다면 도시 집중화에 따른 실익이 더 많다는 쪽이다. 내가 나이를 먹음으로써 그러한 견해가 더 편향적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도시적인 편리함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시 집중은 많은 일자리와 더 많은 기회를 한 곳에서 더 찾기 쉽게 해 주며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0) 2018.02.04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걷다>  (0) 2018.01.29
<돈가스의 탄생>  (0) 2018.01.13
<블록체인 혁명>  (0) 2018.01.08
일상  (0) 2018.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