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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2. 11:08 - 독거노인

[넷플릭스] 김씨네 편의점


김씨네 편의점김씨네 편의점


넷플릭스에서 추천할 때는 별 관심이 없다가, 블룸버그에서 <김씨네 편의점>을 언급하는 바람에 보게 되었다. 먼저 블룸버그가 이 시트콤을 언급하는 데에는 이민 1세대와 2세대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생각 때문이다. 이민 1세대는 자신들을 희생해서 2세대가 더 나은 직장 혹은 더 나은 수입을 가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역활을 수행 했다. 이민 1세대들이 선택한 기반은 전형적인 소매 업종들이다. 


<김씨네 편의점>은 이런 이민 1세대들이 겪는 상황들을 소재로 하는 시트콤이다. 하지만 이런 성장의 발판이 되었던 소매업종들도 이제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온라인 공룡 기업들이 소매상들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 체인업체들이 작은 소매상점들을 먹어치우고 그 이윤은 결국 체인업체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새로운 이민 세대들은 이런 성장발판이 전설처럼 들려오는 오래된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씨네 편의점>은 한국인 가지는 문화적, 정서적 특징들을 잘 들어내고 있다. 가부장적이면서 권위적인 김씨와 가정적이면서 순종적인 그 아내. 그리고 서양적 가치관과 동양적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 아들과 딸. 이들이 만드는 캐나다의 현실 속 불합리한 상황들이 웃음의 포인트다. 내 또한 전형적인 동양인, 한국인으로써 가치관 속에서 이를 이해하기 때문에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이 오히려 불편한 웃음으로 번지는 상황들도 종종 있다. 


한국인들이 아직도 미신적 요소들에 집착할까? 이제는 선영봉사도 그리 집착하지 않는 세대가 오고 있는데, 자신의 무덤 자리 때문에 야단법석을 떨까(사실 이건 중국인들이 더 많이 보여주는 모습이다)? 동양인들은 대부분 무술고수라는 선입견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들. 팁 주는 걸 아까워하면서 받는 것은 좋아하는 모습. 식사할 때 입에 잔뜩 음식물을 담고, 그 음식물들을 튕겨내며 수다떠는 모습. 


시트콤이기 때문에 자학적 개그나 전혀 가당치 않은 상황 설정으로 웃음을 줄 수 있는데, 눈 찢어진 동양인이라는 자기연민 때문에 오히려 상황에 몰입하고 만다. 그렇지만 블룸버그가 언급할 정도로 재미가 있는 시트콤임에는 분명하다. 이 시트콤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귀에 감기듯이 들리는 영어 대사들일 것이다. 한국인 특유의 발음이 그대로 생생하게 전해진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이고 그렇다고 영어 대사들이 자막 없이 들리는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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