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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11. 10:35 - 독거노인

[넷플릭스] 와즈다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단순하다. 와즈다라는 여자 아이가 자전거를 가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린 여자 아이가 용돈을 절약한다고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아마 서구 문화권이나 잘 사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배울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사주거나 최소한 자전거를 가르쳐 주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아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빈곤층이 아니면 겪지 않을 상황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즈다가 살고 있는 곳은 무슬림이 국교인 나라다. 여자들은 보호자가 없다면 밖으로 외출조차 힘든 나라다. 


와즈다의 공간은 코란이 만들어낸 교리가 마치 감옥의 철장처럼 숨 쉴 틈조자 없이 가로 막혀 있다. 이렇게 답답한 공간 속에서도 와즈다는 자신만만하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도 결코 좌절 하지 않는다. 이런 당당한 와즈다의 모습 때문에 무슬림 여성들이 겪는 고난의 상황들이 영화 곳곳에서 들어난다. 모든 것이 허용되는 남자들과는 대조적으로 길거리를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도시. 게다가 이슬람 국가의 여성이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난의 상황인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와즈다의 엄마는 남자 아이를 원하는 시댁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에 남편을 만나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와즈다와 엄마가 가장 안전하게 느끼는 장소는 집이다. 모든 사회적, 종교적 시선으로 은폐된 공간. 자신들의 허물을 벗고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공간. 그곳에서 아즈다와 엄마는 자신들만이 가진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여기에도 사회적 갈등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아직도 남편이라는 사회적 연결 고리가 집안으로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원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와즈다가 이런 고난의 상황 속에서도 자전거를 살 수 있을까? 아니 와즈다가 자전거를 산다고 해도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내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