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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16. 09:00 - 독거노인

<조선의 9급 관원들>


<열하일기>의 연행록에 등장하는 역관들은 사신들을 수행하면서 그들만의 폭리를 취하기 위해서 중국측의 상인과 공모하여 사신들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때 폭리를 취하거나 태만한 업무 수행에 대한 행포가 등장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존재로 묘사되고 간악한 인간상으로 나온다. 물론 이런 역관이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서 부를 축적한 기록은 다른곳에도 등장한다. 조선은 사무역을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선사람들이 공식적으로 중국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는 밀무역밖에 없었으며 그나마 안전한 밀무역 통로는 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의 편을 통해서 그 물건들을 들여오는 것이었으리라. 사실 이런 조공무역에는 수량이 한정되어 있었으니 분명 경제적 논리로 본다면 중간 수수료는 높게 책정되고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자들은 많았을 것이다.  


조선시대 공노비를 구사(丘史)라고 불렀다. 구사는 품계에 따라서 배분되었고, 왕이 특별히 하사하기도 했다. 이런 구사가 세종대에는 왕종의 종친이 늘어나 분배되는 공노비의 수가 모자랄 정도였다 한다. 당시에 양반들은 모든 잡일을 노비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노비의 존재는 양반이라는 신분에게 생필품과 같은 존재였다. 이런 노비들이 소유물로 인식되어 맞아죽는 일이 많았다. 이들 노비는 수행원으로써 관리들의 온갖 잡입을 수행하고 대신 벌을 받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 감옥에 갇히는 일도 있었다. 결국 조선시대 노비들은 양반으로써 품위를 유지하고 위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였지만, 실제 존재 자체는 일반적인 소유물과 하등 다를바 없이 취급되었고 인격적 존재로서 대우는 찾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기본적으로 왕의 권력이 약한 국가였다. 게다가 왕권에 의해서 임의적인 처벌이나 권력 남용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적었으며, 어떤 처벌을 행할때는 성문법(경국대전)에 근거하여 처벌해야 했다. 현재 관점에서 보면 너무 경직된 논거일 수있지만, 어떤 때는 경국대전에 근거가 없어서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도 등장하혔다. 

과거시험 부정적발시 그 대상자가 법전에 명시된 관리등급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벌을 할 수 없는 발생할 정도였다. 이와 다른 또 다른 예가 연산군이 중금의 실언에 격분하여 사형하고자 하였지만 소소한 실수에 대해서 사형을 집행할 경우 차후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서 형평을 맞출 수 없다는 대신의 건의에 밀려서 실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조선은 왕권에 대신들이 적절한 견제를 통해서 남용되는 권력을 미연에 방지하였다. 물론 이런 견제가 통하지 않은 예도 많다.


조선초 나라가 안정되자 계급간의 차별도 강화되기 시작했다. 계급간의 차별이 존재하면 하위 계층은 상위계층을 닮으려 노력하고 그 계급간의 틈을 메우려 한다. 그런 과정은 상위 계층에서는 아래 계층이 자신들을 모방하고 자신들을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상층계급으로 올라오려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이런 모습은 조선에서도 존재했고, 그런 신분 표시의 하나로써 말을 탈 수 있다는 것은 상층 신분이었다는 표시 했다. 이제 신분이 낮아도 혹은 말을 탈수 있는 신분이 아니지만 불법적으로 말을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말값이 상승하였다.


이런 신분상의 서열은 길을 가는 경우 서로 다른 신분이 마주치는 경우 신분이 낮은 쪽이 말에서 내려 인사를 해야 했다. 이를 어기는 경우 처벌을 받았던 것으로 나온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조선말 외국인의 기록에 보면 처음 만나는 관료간 혹은 상층의 양반들은 서로의 신분을 숨긴채 대화를 주고 받는 속에서 서로의 신분을 파악하는 관행이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직업은 조선시대 권력의 주변부, 가장 끝자락에 위치하는 이들의 삶이다. 가장 힘없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삶을 위해서, 평민이나 하민들보다 그나마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서 그들이 선택한 삶일지 모른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들의 삶과 이야기는 실제 그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이 아닌 권력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기술하는 도중에 희미하게 등장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얼마나 고단했는지 얼마나 굶주렸는지는 알길이 없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본 시선속에서조차 그들은 피곤하고 지쳐보인다. 계급사회에서 계급과 계급이 맞닿는 지점에 서 있었기 때문에 윗 계급의 배척과 아랫 계급으로부터의 배척을 받는 자리였을 것이다. 원래 계급의 윗부분은 자신들의 계급적 경계선에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힘이 있고 그들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자신감과 재력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계급의 경계선에 몰린 이들은 자신의 위치가 추락할까 전전긍긍하며 항상 불안한 눈길을 아래 계급에 보낼 수 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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