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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25. 09:00 - 독거노인

<델리>


친구여, 용서하게나! 그대는 내가 취한 것을 알 수 있으니,

꼭 권해야겠다면 빈 잔으로 해주게나.

나는 술이 좀 과했으니까.

술병이 돌면 한 모금만 따라주게나,

가득 채우지 말고 입술을 적실 만큼만,

나는 술이 좀 과했으니까.

내가 험한 말을 하더라도 그건 모두 취기 탓이니,

자네도 욕이든, 심중에 있는 말이든 하게나,

나는 술이 좀 과했으니까.

혹은 술잔을 붙잡듯 나를 붙들거나,

아니면 짝이 되어 함께 좀 걸으세나,

나는 술이 좀 과했으니까.

내가 비틀거린대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나쁘게 생각 말고 투덜거리지도 말게나,

나는 술이 좀 과했으니까.

금요일 기도가 달아나지는 않을 것이니,

자네가 머문다면 나도 함께 가려네,

나는 술이 좀 과했으니까.

미르는 변덕이 나면 까다로울 수도 있으나,

깨어지기 쉬운 유리 같으니 함부로 대하지는 말게나,

나는 술이 좀 과했으니까.


- <델리> 中 시인 미르따끼 미르 시


인도의 역사를 다룬 이 책에 대해서는 딱히 할말이 없다. 그저 위에 인용한 시처럼 술에 취한 듯 받아들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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