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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17. 09:00 - 독거노인

<Mysore>


여행이란 장소가 가진 시간과 공간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일종의 체험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저 낡아버린 유물의 껍질을 뜯어보면 감정적인 흥분이나 지루함에 젖어서 황급히 그 자리를 빠져 나가기 위한 일종의 변명이 필요한 감정소비만이 있을 뿐이다. 인도에 대해서 불결함과 혼돈만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면서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나는 여행자의 가슴에는 자신이 머물렀던 곳에서 머무는 동안에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공유는 없고 그저 자신이 가져온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속에 틀어박혀 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마이소르는 남인도 문화와 정신의 정수다. 수 많은 유적지와 문화적, 정신적인 맥락들이 흐르고 모여드는 곳으로 북인도와는 또 다른 흐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인도라는 거대한 통일된 덩어리의 일부로만 바라보기에는 힘든 곳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마이소르는 그런 역사적 배경 뿐만 아니라 각기 장소나 유적지가 가지고 있는 전설과 신화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이 단순히 가이드 북으로써가 아니라 자신이 여행한 마이소르에 대한 소회일 뿐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저자의 겸손일 뿐이다. 인도의 수많은 신들이 존재하고 그 신들이 건들지 않은 땅이 있을까. 수많은 신들에게 바쳐진 사원과 제단에 신을 기리기 위한 신화가 없을소냐? 그 신화를 만들기 위해서 생겨난 전설들은 수많은 신화들에 대한 곁가지일 뿐일까? 그렇게 많은 신화와 전설들을 품고 있는 마이소르.


그 마이소르도 인도의 일부이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를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탐욕과 쟁탈전. 그리고 그 격렬하고 처절한 몸부림속에 던져진 작은 인간들의 희생, 살육, 살아남기 위한 고통들이 고스란히 묻혀져 있다. 영국에 잠식되어가던 인도, 그 속에 남인도의 역사는 예외가 아니었으며 그 피흘림 뒤에 남은 과거의 영화는 그저 퇴화된 빛깔만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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