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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1. 12:50 - 독거노인

도봉산 오봉코스


https://youtu.be/V8qqxCUNRUQ

송추계곡은 예전부터 여름에 놀러가기 좋은 계곡으로 유명했었다. 휴양지나 지역, 지명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정도면 얼마나 유명한 곳인가. 하지만 나는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곳이다. 이번에 버스를 타고 실제 가보기 전까지는 송추계곡이 어디쯤 있는지도 몰랐다. 

 

의정부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후에 버스를 갈아타고 내리니 서울을 벗어나 외진 마을에 도착한 것 같았다. 분명 지도상으로는 산하나 끼고 서울과 경기도 경계선을 넘은 것 뿐이지만 사뭇 풍경과 느낌이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다. 하지만 송추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서 산쪽으로 이동하니 번듯하게 잘 꾸며진 이쁜 동네가 나타난다. 말로만 듣던 송추계곡 유원지 입구였다. 예전 난잡한 곳을 정비해서 마을로 꾸며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는 카페 골목 같은 느낌이다.

 

송추계곡을 따라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바로 계곡쪽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오늘의 목표는 여성봉과 오봉코스라 방향을 틀었다. 버스간에는 내리는 사람이 나와 다른 한사람 밖에 없어서 등산로가 한산할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많은 산객들이 등산로 입구에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말이라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쪽 도봉산에 비하면 그래도 한적한 등산이었다. 

 

여성봉으로 가는 코스는 듣던데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조망 없는 구간을 지나서 서서히 나무들 사이로 도봉산 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사패산이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줄기일거라 추측한다. 그리고 약간의 암등을 오르면 이내 경기도쪽으로 쭉 뻗은 풍경을 볼 수 있다. 날이 맑지는 않지만 시야가 깨끗해서 쭉 뻗은 풍경이 어이진다. 저 멀리 산들이 보이는데 아마 수락산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혼자 생각만 해 본다. 그리고 여성봉에서 바라보는 오봉 모습은 도심속에서 이런 산세를 만날 수 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여성봉을 지나서 오봉에 오르면 그 풍경이 말 할 수 없이 멋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오봉의 봉우리들이 일렬로 서 있는 모습에 감탄하면서 여유 있게 점심을 먹었다. 샌드위치를 탐나는 눈으로 쳐다보는 고양이에게 마음을 뺏겨서 어쩔 수 없이 빵 부스러기를 뜯어준다. 역시나 자신이 원하는 걸 얻자 바로 날 버리고 가 버리는 고양이. 역시 믿을 수 없는 동물이다. 게다가 고양이는 생태계 파괴종이라서 이렇게 먹을걸 주면 안되지만 볼때마다 마음이 약해진다. 게다가 가끔은 애교를 부릴줄 아는 마물도 있다.

 

이제 산을 올라 도봉산쪽 능선에 오르자 역시나 주말산에 가득찬 산객들의 소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봉우리 건너편에 있는데도 떠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 들릴정도로 시끄럽다. 산에서 떠든 사람 칠판에 이름 적고 싶어지는 꼰대의 마음.

 

도봉산에서 도봉산역으로 갈까 우이동쪽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집으로 가는 길이 멀어지기는 하지만 이쁜 우이동 냇물가가 생각나서 우이동쪽으로 긴 하산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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