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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23. 09:09 - 독거노인

통영, 소매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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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에서 7시 50분차 우등 고속 타고 통영으로 출발. 지난밤 눈과 비가 많이 왔다고 하더니 고속도로를 타고 갈수록 길가의 풍경이 하얀눈속에 더 파뭍인다. 

2. 통용에 도착해서 통영 강구안항으로 택시를 탈까 고민하다가 시외버스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통영이라는 도시가 생각보다 크다는걸 느낀다. 첫 목적지로 삼은 중앙시장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다 되었다. 일단 점심을 먹고 이동할 생각으로 인터넷에서 찾은 서호시장에 있는 졸국집을 찾아갈려고 아줌마에게 길을 물어보니 부일식당이라는 졸복집을 가르쳐주면서 거기가 맛있게 잘한다고 알려주신다. 그래서 먹어본 졸복국은 정말 해장국으로도 손색없이 시원하고 맛있었다. 국물이 맑은데 국물맛이 밋밋하지도 않고 먹고나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 

3.  통영이 동야의 나폴리라 불린다 하고 그래서 유명한 모텔이 나폴리 모텔이라고 한다. 선착장 위치와 배 뜨는 시간을 확인-도착하는 날은 바람이 심해서 소매물도 배가 안뜬다-하고 30분정도 걸어서 나폴리 모텔을 찾아서 투숙. 바람은 많이 불고 날씨는 꾸물꾸물해도 바닷가를 걷는 느낌은 좋다.

4. 나폴리 모텔 바로 뒤가 유명한 동피랑 마을이 있다. 인터넷에 볼때는 동피랑 마을이 꽤 클거라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좀 작은 마을이었다.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마을에 알록달록하게 그려진 벽화들과 따뜻한 햇볕이 좋다. 하지만 바람이 엄청 불어서 언덕위에 서 있기가 힘들정도다. 

5. 언덕내려오는 길에 시장에서 꿀빵 사서 먹으며 물어보니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서 미륵산 케이블카 운행이 힘들지 않을까 하신다. 전화해보니 역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운행을 안한단다. 계획 틀어져서 그냥 해저 터널로 걸어가 보기로 한다. 뭐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니 급할게 없다.

6. 해저터널은 일제 시대에 건설된 터널이고 현재는 위로 다리가 건설되어 있다. 해저터널 맞은편이 뭐가 있을까하고 궁금해하며 건너가봤지만 반대편은 그냥 마을이었다. 건너온 김에 지도에 나와 있는 전혁림 미술관에 가 보기로 했다. 날씨가 춥다보니 걸어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다. 가는 길은 전형적인 지방 소도시 느낌이 든다. 

7. 전혁림 작가가 어떤 작가인지 잘 모르지만 갤러리는 건물이 참 이쁘게 생겼다. 겉을 이쁘게 꾸며놓고 안은 작품들을 걸어놨는데 최근 작업한 작품들이 주였다. 시대별로 조금씩 걸어놨으면 작가의 성향을 파악하기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8. 버스타고 강구안항으로 돌아오던 길에 저녁을 먹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고 해서 생각이 없던 충렬사로 발길을 향했다. 특별히 볼게 있을까 하는 맘으로 도착한 충렬사는 문닫을 시간이 다됐다. 하지만 표파시는 분이 충분히 보고 오라고 한다. 기다려준다고. 일몰 시간에 방문한 충렬사는 사진찍기 좋은 때를 보여준다. 의외의 시간에 의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

9. 왜 사람들이 나폴리 모텔을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가는 시간이 왔다. 해가 지는 시간에 바라보는 강구안항 전체를 창문을 통해서 내려다보는 모습은 참 좋다.

10. 중앙 활어시장에서 서울에서 5~6만원 하는 회를 2만원 사서 먹다먹다 남기고 오고 말았다. 바닷가 맛이라서 그런지 매운탕맛은 매콤하지 않지만 시원하고 좋다. 

11. 새벽 5시에 울리는 알람에 일어나지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밤새 뜨거운 방 때문에 잠이 들기 힘들었다. 혹시 어제처럼 바람 때문에 배가 뜨지 않을까봐 걱정을 하면서 충무김밥으로 아침 먹고 하나 포장하고 빠른 걸음으로 여객터미널로 갔다. 

12. 7시에 뜨는 배 시간에 맞춰서 여유있게 탔으나 지금까지 타봤던 배중에서 가장 특이한 배였다. 배 바닥을 온돌로 깔로 신발을 벗고 올라간다. 좌석도 없다 맨바닥이기 때문에 자리잡고 누으면 주인인데 좋은 자리는 이미 다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가운데서 허리 곧곧이 세우고 졸다보니 어느덧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13. 소매물도 언덕을 1시간 이상 등산을 해야된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는 험한 길이 아니었다. 중간에 있는 폐교는 개방을 해서 좀 둘러보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14. 등대섬이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섬 구경하고 싸온 충무김밥을 먹는다. 바람이 부는 언덕 돌위에 기대앉아 먹는 김밥이지만 맛은 새벽에 먹던 맛이 아니다. 역시 야외에서 먹는 맛이 꿀맛이다. 

15. 10시에 열리기로 되어 있던 물길이 안열리니 사람들이 초초한지 심심한지 약간 남은 물길위를 폴짝폴짝 뒤면서 건넌다. 아저씨들은 잘 건너가버리고 어떤 청년 하나는 결국 빠지고 말았다. 그 뒤를 이어 커플이 시도를 한다. 남자는 건넜는데 아가씨는 부츠를 신었다. 돌위를 걷기도 힘들어 보이는데 결국 부츠 벗고 양발 벗고 맨발로 물길 위를 건넌다.

16. 등대섬은 멀리서 바라볼때 더 이쁜것 같다. 등대섬위에서 보는 섬들은 청명한 날씨 덕분에 수채화처럼 보인다. 

17. 부둣가에서 인터넷으로 본 석화를 먹기 위해서 주문을 해봤다. 역시 명불허전이다. 여기서는 돈 아낄게 아니고 먹어본걸 후회하지 않을거 같다.

18. 다시 통영으로 돌아오니 2시가 넘었다. 전화를 두번이나 해 가면서 간신히 밀물 시장을 찾았다. 멍게 비밤밥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통영 바닷가를 돌아다니다 보니 도다리 쑥국이 있길래 같이 시켜봤다. 아침에 먹은 김밥이 아직 소화도 안됐다고 느겼는데 그냥 마지막이니 되는데로 먹는다. 맛은 일품.

19. 일박이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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