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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10. 09:01 - 독거노인

라파보니 가정용 머신 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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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라파보니 Cellini가 들어온지 1년이 됐다. 딱 1년만에 모터펌프가 힘들어하면서 정상적인 압력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요즘 가전제품은 무상수리 기간만 정상동작하도록 특별 고안된건지). 덕분에 1년 동안 매일 사용했으니 본전 뽑았다고 생각하고 상위 머신으로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게 됐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상위 머신들은 외국으로 직접 주문을 낸다고해도 비용이 결코 싸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이 됐다. 

어차피 살거면 살수있는 최상급의 머신을 사기로하고, 일단 지금은 머신을 고치거나 튜닝을 해서 사용해보기로 결심했다. 안그래도 작년에 커피머신에 대해서 뺀질나게 드나들던 사이트의 학원원장이 튜닝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줘서 유선상으로 통화하고 머신을 들고 갔다. 

일단 펌프를 어떤걸로 교체할지는 상의할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수리가 끝난후에 결과만 보기로 했다. 조그만한 가정용 머신에 달린 펌프는 무려 4구까지 지원 가능한 상업용 머신 펌프를 달아놨다. 덩치에 비해서 작동 소음은 현저하게 적다. 이 엄청난 성능의 펌프에서 과연 가정용 머신과 연결됐을때 어떤 성능을 내줄지 무척 기대를 하게 만들었는데, 역시 결과는 훌륭했다.

일단 안정적인 9bar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기존에 탬핑정도나 그라인더 분쇄도에 따라서 출렁거리던 압력은 일정함을 잘 유지해준다. 게다가 압력이 일정하게 나오니 보일러 온도도 물 유입속도가 일정해짐으로써 안정적으로 잘 유지된다. 1석2조의 효과를 본것이다. 추출이 끝난 후에 퍽이 깨끗하게 떨어지는 것도 맘에 든다. 전에는 퍽에 물기가 흥건하고 커피물이 계속 줄줄 흘러내렸으나 지금은 깨끗한 원형으로 지저분하지 않게 깔끔한 상태에서 처리되니 기분이 좋아진다.

문제는 가격. 튜닝 비용으로 거의 구매가격의 반이 나갔다. 하지만 그정도 비용을 지불할만한 충분한 튜닝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만족한다. 게다가 이상태면 물통만이 아니라 정수기에 직수로 연결이 가능한 상태다. 물론 집에서 내가 직수로 연결해서 사용할일은 거의 없지만.

분해된 Cellini의 내부를 들여다보니 정말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졌다. 내가 예상했던 보일러 크기보다 훨씬 작은, 앙증맞은 보일러가 들어가 있다. 정말 내 주먹만한 보일러가 에스프레소를 뽑기 위해서 열심히 열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튜닝하고 집에 들고 오는데 모터의 무게 때문에 허리가 휘청했다. 하지만 집에 자리를 잡고 설치가 끝나니 왠지 뿌듯하다. 앞으로 한동안은 업그레이드병이 안올듯. 어차피 이 상태면 저 펌프를 능가하는 머신을 구하기란 상업용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온도와 스팀 능력에 대한 열망이 고개를 들지 않는한 버틸수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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