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는 가정부의 시각에서 영화가 진행되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 로저의 기억속에서 존해하는 편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마치 기억이 퇴색되면서 그 사람과 즐거웠던 순간만을 기억하고 희미한 기억들은 점점 사라져가는 것처럼 생생하고 즐거웠던 기억들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때쯤이면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을 추억하듯이 아련하고 스잔하다.
아타오의 직업은 가정부이고 평생 한 집안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가사를 돌보아왔듯이 로저를 돌봐준다. 마치 자신의 아이처럼 모든 응석을 받아주고 한가족같은 느낌을 준다. 이는 수직적 관계에서 시대와 제도가 바뀌면서 그 양식적 외피는 남아 있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내용이 바뀌어서 수평적 관계로 발전하고 변화한 경우일 것이다. 이 속에서 로저와 아타오의 관계도 변하고 적응했을 것이다. 이 변화의 시간은 어느 순간 그 모습을 들어내는 것이 아니고 긴 시간을 축적되어 아주 조금씩 그 모습을 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지 않고 쉽게 체감할 수 있는게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모든 것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것이고 그 변화된 속에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긴 시간동안에 존재했던 서로에 대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 속에서 인생이란 결국 시간을 관통해가는 사건들을 맞이하면서 순응하는 과정중의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극적인 클아이막스도 없고 커다란 감동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바닥 깊이 가라앉은 부유물들을 잠시 꺼내어 다시 살펴보는 과정처럼 단순하고 담백한 것이다. 죽음도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는 맞이해야하는 인생의 통관의례이듯이 누군가의 죽음도 우리내 인생에 얹어주는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인생이란 멋지게 늙어가는 방법이 없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시간을 맞이하고 순응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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