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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5. 13:33 - 독거노인

커피 이야기 - koppi


koppi라는 유럽의 로스터리 커피를 공구를 통해 주문해 마셔봤다. 사실 유럽쪽에 몇몇 유명한 로스터리들이 있지만 가격이나 배송문제 때문에 선뜻 주문하기 힘든데, 블러그에 자주 오시는 "딴죽걸이"님 덕분에 싸고 편하게 마셔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이 글을 통해 감사드리는 바이다.


이번 원두 주문할때 기대 했던 부분이 코스타리카 게이샤다. 뭐 유명한 파나마 게이샤는 워낙 고가여서 나 같은 평민들이 마시기엔 손이 떨려서 힘들고 그나마 저렴한 게이샤를 통해서 그 맛을 유추해 보고자 하는 작은 의도가 있었다. 봉지를 여는 순간 생각보다 향이 좋아서 일단 기분이 업된 상태에서 그라인딩을 해 봤다. 그런데 그라인딩된 원두의 향은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색깔은 약배전이라 그런지 굉장히 밝은색의 황토색을 띈다. 나중에 손으로 그라인딩을 해보니 원두가 얼마나 단단한지 팔이 덜덜 떨릴정도였다.


맛은 뭐라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다. 마치 잘 익은 사과를 먹는 느낌인데, 굉장히 복잡한 맛이 난다. 과일의 맛이 나는 원두라니, 게다가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약하다. 밝은 산미가 입안으로 확 퍼져나가고 그 뒤에 여러가지 맛이 한꺼번에 일어나기 때문에 딱히 어떤 맛이라고 잡아내기가 힘들다. 덕분에 같이 주문했던 코스타리카 일반 원두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맛도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추출시 온도 영향도 좀 받는 것 같다. 온도를 낮추고 뽑았을 때와 높게 잡았을 때 맛을 비교한다면 온도가 낮은 쪽이 훨씬 맛이 좋다. 에어로프레스로 추출해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는걸로 봐서는 원두의 특성인 듯.


언젠가는 파나마 게이샤를 한번 맛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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