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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5. 09:32 - 독거노인

영화 <컨테이젼>


영화의 시작은 누군가가 공항에서 힘들어하며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딘가 아픈듯하면서도 별로 대소롭지 않게 보이는 그녀. 그녀가 움직이는 경로에 따라서 서서히 사람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쓰러진다. 결국 그녀도 집으로 돌아와 남편앞에서 쓰러진다. 원인은 알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하면서 알 수 없는 공포가 번지고 WTO나 미국 당국은 행동에 나선다. 

전세계로 번져가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 감염의 공포.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시스템내에서는 바이러스의 확산과 침투를 막기 위해서 대처방안을 강구한다. 하지만 쓰러지는 사람들과는 달리 인간이 할 수 있는 대처는 많지 않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해서 그동안 쌓아 놓고 있던 시스템적 대처 방안으로는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의 중반으로 넘어가면 영화의 클아이막스로 결국 시스템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가를 보여준다. 인간이 구축한 시스템이란 신뢰와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어느순간 그 신뢰와 지지가 무너지고 그 순간 시스템에 의존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인간이 구축한 시스템이란 제대로 동작하는 동안은 견고해보이지만 아주 취약한 존재라는것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마치 LA폭동때의 모습처럼 인간들은 시스템이 무너지는 순간 폭력적인 본성을 들어낸다. 하지만 이 폭력적 본성은 생존을 위한 자가발동일지 모르겠다.

결국 한 과학자의 희생적 행동으로 새로운 백신이 만들어지면서 안정을 찾아가지만 그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조차 냉정한 절차를 찾기보다는 쉽게 구멍을 들어낼 수 있는 인간적 연민에 흔들린다. 어쩌면 그 연민 때문에 우리가 사람간의 정을 느낄 수 있지만, 세상에 대한 불평등으로 비쳐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그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간의 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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