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이 가능한 미래로부터 살인청부를 받고 현재의 킬러가 살인을 한다. 살인의 댓가로 받은 돈으로 흥청망청 살아가는 주인공. 영화의 시작부는 이렇게 여유롭게 살아가는 살인청부업자를 보여주면서 그에 대비되는 하층민의 삶도 같이 보여준다. 거의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고 길거리를 전전하는 부랑자들은 동물처럼 취급되면서 생명조차 담보받지 못한다. 어쩌면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하면 그 끝에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돈이면 모든게 가능하고, 심지어 살인마저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은 세상.
영화의 주요 골자는 뫼비우스 띠처럼 시간이 돌고 도는 순환과정속에 갇혀 버린 인간의 모습이다. 현재의 내가 미래의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 과연 현재는 안전한가. 이런 생각이 현실로 일어나 현재의 킬러, 루퍼들이 하나씩 사라져 간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단지 돈을 받고 자신의 미래는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주인공 루퍼 마저도 이런 순환 구조속에 갇히는데, 그 자신은 미래보다는 현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미래의 자신을 없애고 싶어한다. 하지만 미래의 자신의 현재 모습의 반영이다. 어느 한쪽이 없는 상태에서 존재할 수 없는 서로의 거울인데, 이 상황을 벗어날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너무 사색적이 되는 바람에 영화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마지막 장면을 위한 배치로서 필요하긴 하지만 어느정도 타협을 해서 진행을 빠르게 가는게 훨씬 재미있었을듯 하다. 게다가 래빗의 윌리스를 위한 분장은 너무 어이없게 보인다. 차라리 서로 닮아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했으면 하는 더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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