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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4. 16. 09:00 - 독거노인

영화 <가족의 나라>


재일 조선인들. 그들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는 침묵하고 말았다. 이에 반해서 북한은 조총련을 통해서 그들과의 연계를 끊임없이 추구했다. 그 목적이 어디에 있었던 결국 많은 재일 조선인들이 북한에 동정적인 경향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그 와중에 북송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발생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북으로 강제송환된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건일 것이다. 북으로 간 그들에게는 선택권이 없었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감독의 다큐멘터리로 이미 평양에 있는 가족들을 찍어왔고, 북으로부터 입국제한을 받았다. 결국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이제는 잊혀져가고 있는 그들을 기억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표정은 절절하다. 여동생은 오빠에 대한 절망적 연민에서 더욱 애타게 그를 원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운명이고 가족의 삶은 일본에서 이어질 것이다. 오빠도 또한 그의 삶은 북한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속에 속하는 사람들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같은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들의 운명은 조국이라는 이름하에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 받도록 강요된 것이다. 아니 오빠는 그 운명의 굴레가 가족이라는 이름하에서 지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는 <똥파리>로 유명한 양준익 감독이 감시원으로 나온다. 대사는 몇마디 없지만 그가 남긴 강렬한 단어는 "당신이 싫어하는 나라에는 나와 오빠가 살아가는 삶이 있다"라는 의미의 대사였다. 우리가 부정하고 이제는 다른 나라라고 이야기하는 북한에는 분명 한민족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의 삶도 거기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부정한다고, 외면한다고 그들의 삶이 없어지나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언제간 우리가 끌어 안아야 할 커다란 삶의 굴레이며 우리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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