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0. 09:00 - 독거노인

시간을 뜯어 먹고 사는 우리



화양연화 中


1. 요즘 한동안 즐겨보던 프로가 <꽃보다 누나>다. 어디 멀리 여행을 가서 좋은 풍경을 보며 즐기다 오는 그냥 연예인들이 즐기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프로 안에서 진솔한 이야기들이 살짝 살짝 흘러 나오기 때문에 안볼 수가 없었다. 특히 윤여정이 한 말은 인생을 살아낸 진정한 배우로서의 향기가 묻어난다. 


"누구나 다 아퍼... (중략) 나두 67살이 처음이야... (중략) 내 삶이 이럴줄 알았으면 나두 이렇게 살지 않았어"


프로가 끝나기 얼마 전 인터뷰 장면에서 윤여정이 한말이다. 인생에 시간이란 누구나 다 처음 겪는 아픈 현실이고 고통이다. 그걸 견뎌내고 살아가는게 그 사람의 몫이지 않겠는가. 누가 뭐라해도 누가 손가락질을 해도 내 삶은 처음 겪는 고통인 것이다. 아마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이렇게 다시 살라고 해도 바뀌지 않을 시간이며 그 시간들이 이제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일 뿐이다. 그건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이 부여하는 의미일 것이다.




2.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화양연화>의 한장면씩을 다시 돌려보고 있다. 딱히 어떤 의미 있는 행동은 아니지만 누군가 SNS에서 <화양연화>는 우리가 사랑했던 좋았던 시간들 중 일부를 뜯어내서 엮어낸 영화라고 한 것에 동의하기 때문에 그 순간들을 뜯어보며 다시금 옛시간을 훓어보고 있다. 우리가 과연 온전히 지나간 시간을 기억할 수 없듯이, 아무리 뜨거웠고 열열했던 사랑도 단지 그 일순간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가 영원히 기억속에 가지고 있는 사랑이란 <화양연화>에서 일순간 울려퍼지는 테마음과 같이 짧았던 순간들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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