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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9. 09:01 - 독거노인

치앙마이 3박 - 1일차


방콕행 비행기표를 편도 10만원에 사놨다. 제주도보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샀던 비행기표는 인생의 뜻하지 않은 굴곡 덕분에 버려야만 할 처지가 되었다. 그냥 10만원을 버리기보다는 단 하루만이라도 방콕에 머물다 오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3박 4일의 무리한 일정으로 치앙마이에 갔다 오는 나머지 비행기표도 구매를 했다. 돈보다는 마음의 위안을 위해서.

 

나이가 드니 점점 여행의 패턴도 변하고 있다. 아직도 더 변할지 알 수 없지만, 젊은 시절 50만원짜리 폼나는 배낭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텅빈 공간을 메고 다녔다. 그러다 외국애들이 쓰는 아기용품 넣고 다니는 가방을 샀고, 그냥 유명 브랜드의 상표값 하는 가방이려니 하고 인도로 메고 갔었다. 그리고 이제는 5만원짜리 비닐 가방을 들고 다닌다. 폼도 필요 없고 상표도 필요 없다.

 

돈무항 공항은 별로 변한게 없는 듯 보이지만, 몇개의 가게가 바뀌어 있었다. 비행기가 도착하는 곳에 있는 편의점 가격과 출국장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파는 물건의 가격은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정찰제가 아닌건지 아니면 우리나라는 출국장 안에 편의점이 없어서 비교할 수가 없는지는 모르겠다. 비행기가 예상보다 한시간이나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가볍게 식사를 하고 치앙마이행 비행기를 기다린다.

 

시장의 활기와 쓰디쓴 커피 한잔이 아침을 깨운다.

 

짧은 기간 동안의 여행이기에, 치앙마이 오기 전에 미리 하루에 한가지씩 할 일을 정했다. 첫번째 날은 도이수텝에 오르는 것이다. 물론 도이수텝은 성태우를 타고 가봤었고, 딱히 더 가 볼 일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태우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고, monk's trail이라고 하는 트렉킹 코스를 통해서 올라 가는 것이다. 더워지기 전에 도이수텝에 가려고 숙소를 출발했지만, 성태우들이 랑머까지 갈려고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올드타운 안의 숙소부터 걸어서 랑머로 갔다. 트레킹 코스까지 가는데만 한시간을 걸은 것이다. 딱히 시간을 정해 놓고 걷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게다가 우기라 햇빛도 없고 시원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느리게 걷는 덕분에 처음으로 가는 랑머 길을 구경하는 재미도 괜찮았다.

 

monk's trail 도는 natural trail이라고 불리는 코스는 실제 오르막이 시작되는 차길전까지는 걷기 좋은 코스였다. 나름 물소리들도 들리고 숲속 길을 따라서 간간이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경사도도 거의 없고 힘 없는 노인들도 걸어 올라갈만 코스다. 여기까지는 나만의 착각이었다. 막상 중간에 끊어진 차길부터 시작되는 급경사는 입에서 욕이 나올정도로 급경사다. 산타는게 힘든 것이 아니라 산세가 굴구이 없이 1시간정도를 계속 오르막만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과장한다면 45도 정도 되는 경사가 1시간동안 이어지는 것이다. 시계로 맥박을 재면서 올라갔는 데, 시작점에서 95정도였던 맥박이 2/3정도 지점에서는 145까지 올라 갔다.

 

이제 치앙마이에 오면 신고식처럼 들를 곳이 생겼다. monk's trail과 커피숍.

 

3일 머무는 동안 3일 내내 커피를 마시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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