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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25. 09:15 - 독거노인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원래는 주말에 잠깐 일하는 동안에 읽을려고 빌렸으나 빌린 첫날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주중에 지하철과 짬나는 사이에 다 읽어 버렸다. 

일단 개인적으로 실용주의를 별로 안좋아한다. 원래 성격상 극단적으로 몰려 가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장하준이 말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는 많이 듣고 있었지만, 그 생각에 동의 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쾌도난마...>에서 이야기하는 박정희 시절의 잘한점들에 대해서 강조를 할때 맘에 안든다. 박정희가 규제와 육성의 적절한 조절을 통해서 산업 육성을 어느정도 성공했고, 그 혜택이 국민에게 나눠졌다는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대기업을 통한 산업 육성보다는 대만과 같은 중소기업을 통한 산업 다변화와 육성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장하준은 <쾌도난마...>에서 대만의 경우가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약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부분이고 내가 그 부분들을 인정하고 싶던 아니던간에 역사적으로 박정희 시절에 공과는 분명 재평가 받아야하는 부분들이 있으리라.  

중요한건 현재 우리나라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다. 중요한건 참여정부 시절을 거치면서 더더욱 강화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다. 덕분에 미래의 성장 동력을 위한 연구 개발보다는 현재의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허약한 산업체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괘를 같이해서 상위 그룹만 살아남는 무한 경쟁체제가 심화되고 이 영향이 교육에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한다. 지금까지 가장 불안하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신자유주의 물결속에 편입되어 휩쓸리다보니(이건 김영삼이 뿌린 씨앗이 결국 노무현정권에서 꽃을 핀경우다) 모두가 어찌살다보면 어떻게든 자신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개인주의의 안일한 마음이 현재의 MB정권을 만들고 말았지 않는가. 그저 경제만 잘살아나면 된다는 몽환적 생각에 그가 어떤 정책을 추구하던 나에게 직접적으로 해만 안되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인 덕분에 탄생한 정권. 당연히 그에 부응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발판을 다진것은 노무현 정권이 상당 부분 기여를 했다는것에 부정할 수 없으리라. 즉자적인 성과를 바란것인지 아니면 그가 원래 원하는 방향이었는지 모르지만 부의 재분배를 위한 사회 안전망 마련보다는 한미FTA를 성공 시키고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것은 절망적인 선택이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FTA를 하면 우리나라가 갑자기 경쟁력이 좋아져서 수출이 잘될것 같고, 농민이나 중소기업 죽어가는건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결과는 내 자식들이 상위 10%안에 들기 위해서 피흘려야하는 현실이라는걸 잊어선 안된다. 나야 어차피 애 안낳을거고 나만 버티다 외국으로 뜬다는 생각으로 산다. 막말로 내 개인적인 이기주의 입장에서 앞으로 얼마나 피튀기든 신경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라면 지금 당장보다는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조금씩 나누는 삶을 위해서 최소한의 사회 안전장치를 만들수 있는 사회적 타협을 바라는 바이다(이 사회적 타협은 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방안이 두리뭉실하다). FTA하면 우리나라는 정말로 상위 10%만 살아남는 기형적 구조의 국가가 되는것이다. 나는 괜찮겠지가 아니다. 삼숭, 현다이 같은 몇몇 기업이나 공무원 아니면 천민으로 전락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꼬랑지. 개인적으로 작용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반작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의 어려움이 상호반작용을 만들어내리라 믿는다.

꼬랑지2. 오마마 당선이 그나마 우리나라 FTA를 미루고 있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EU와 하고 있는 FTA까지 생각하면 하루빨리 이민을 가야한다는 결론밖에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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