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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0. 16:40 - 독거노인

전시 <Madam C>, <빅 뮤니츠>


<Madam C>

2009_0408 ▶ 2009_0414

김진혜 갤러리_Kim.jinhye Gallery


오후의 나른한 시간에 회사를 잠시 탈출 인사동으로 급선회 갤러리를 찾았다. 날은 덥고 인파는 주말처럼은 아니지만 거리를 가득메운 상태.

전시를 보다보면 웹상에서 보던 이미지가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산산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 반대도 있고. 이번 전시장은 역시나 산산이는 아니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라는 느낌이 전시장 입구에서 확연히 느껴진다. 왜 그럴까. 이유가 뭘까 고민을 해보면서 사진들을 둘러봤다.

한국의 아줌마들을 찍은 작품은 오형근의 아줌마 시리즈가 떠오른다. 불안정한 한국의 아줌마라는 이미지를 가장 적나라하게 들어낸 경우가 아닐까.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김진혜의 작품들은 안정적인 배경속에서 자신들을 한껏 돋보이게 하려는 듯 온갖 악세서리까지 동원해 반질반질한 얼굴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아줌마들의 반질반질한 얼굴들이 역겹게 느껴진다. 오형근의 아줌마 얼굴들은 대놓고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 아줌마들은 아주 평온한듯 자신들의 일상속 아줌마로서 얼굴을 들인민다. 이 일상적인 얼굴들은 우리나라의 중산층 혹은 상류층을 자처하는 얼굴들일게다. 그녀들이 등장하는 배경은 전부 아파트이며 일반 인민들이 사는 평범하고 저렴한 모습은 아니다. 여기에 하나의 역겨움이 존재한다. 중산층 혹은 상류층으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할 하나의 자아 정체성도 없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똑같은 모습들이 만들어내는 역겨움이다. 남들보다 더 나아 보이고 더 품위 있게 살기 위해서 선택한 모습이겠지만 그들은 하나의 성냥갑속에 갇혀 더 이상의 불안함이 존재하지 않는 듯 평온한 일상을 보여주려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요즘 내가 바라보는 한국의 위선이 그대로 투영된 심리 상태 때문에 이렇게 보일지도... 


<빅뮤니츠>

인사아트센


인사아트 센터는 다른 전시를 보러갔다가 막상 보려는 전시장은 작품이 빠졌는지 새로 도색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신에 지하 1층에서 홈페이지에도 안나와있는 빅뮤니츠 전시를 하고 있어 여유롭게 구경하고 왔다.

사실 빅뮤니츠야 워낙 자주 봐서 그리 신선하지 않지만 여러 작품을 한번에 둘러 볼 수 있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그의 작품은 사진이라고 정의하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실 그의 마지막 표현 수단이 사진일 뿐 꼴라주나 설치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그가 만들어내야 하는 장면 하나에 들어가는 정성을 생각한다면 한장 한장이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설치작품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 

오늘은 갑자기 흑백으로 찍은 사진에 마음이 묻힌다. 흙과 빨대를 이용해서 표현했다고 하는데, 흙의 느낌속에 묻혀 있는 오브제의 느낌이 너무나 마음이 가는 것이다. 이제는 흙을 그리워할 나이가 되서 그런가 보다.

꼬랑지. 요즘은 저작권도 무섭고 언론 탄압도 무서우니 사진은 각자 알아서 인터넷 서핑으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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