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랑했던 사람도 헤어지고 나면 어느 한순간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혹은 "우리가 사랑하기는 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때가 있다. 마치 이 말을 중얼거리듯이 영화가 시작된다. 중국이라는 곳에서 그리고 아름다운 두보 사당에서 마치 인생의 터널을 지나듯이 대나무숲을 지나 메이를 만난다.
지난 시절 옛사랑에 대한 기억들을 모두 잊어버렸다는 메이에게 그 기억들이 진짜로 존재했었음을 하나,둘씩 가르치는 동하의 모습은 마치 오래된 연인을 대하듯 한다. 하지만 메이도 오랜 친구라기 보다는 헤어졌던 연인을 만나듯이 대하는 모습은 정말로 그들이 사랑했었던 옛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듯이 보인다.
영화 후분부로 가면 메이에게 감춰진 비밀을 보여주는데, 오히려 이 감춰진 부분이 들어나면서 영화 전반부에서 보여줬던 다정한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질정도다.
허진호의 영화들이 그렇듯이 남여간의 사랑은 잔잔하고 따뜻하기만 하다. 그 사이에 놓여있는 장애물들도 있지만,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 라는 이야기가 불러일으키는 감흥처럼 내리는 빗물이 이들 사이에 놓인 장애물들을 말끔히 씻어 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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