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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9. 09:08 - 독거노인

전시 <앤디워홀의 위대한 세계>


서울시립미술관
2009.12.12 ~ 2010.4.4.

요즘 기획전시들의 입장료가 만원이 다 넘어가는 상황에서 OK캐쉬백 포인트 할인이 된다고 해서 그나마 위안을 삼고 갔는데, 1월말부로 종료됐다고 한다. 어찌나 안타깝던지.

사실 앤디워홀의 작업은 미국의 소비문화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대량생산/대량소비의 문화의 한 분기점으로서 가능한 예술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른 팝아트의 이미지보다 훨씬 대량소비 문화의 기저에 바탕을 두고 작업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평론가의 말로 그의 캠벨 스프 깡통을 보는 순간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느꼈으며 이는 예술 분야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하지만 그 문화 자체를 향유하지 못한 나에게는 그런 충격보다는 양탄자를 걷어내고 그 밑에 남아 있는 잔재들을 쳐다보는 느낌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전시들이 좋은점은 전시하는 작품들이 어느정도 핵심 작품들을 들여오고 구성 맞추기 식으로 대충 떼우지 않는다는점이다. 이번 전시도 앤디워홀의 중심 작품들이 꽤 많이 들어왔고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충분한 작품수로 채워져 있어서 좋았다. 앤디워홀을 갖고 싶어하던 수집가가 그리던 모택동 시리즈나 달러 작품도 들어와 있으니 눈은 호강하고 온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워홀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서 그렇게 줄서서 세밀하게 쳐다보는 자체가 고역인 것 같은데 사람들은 작품앞을 떠나지 못하고 뚫어져라 보고 있는걸 보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