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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7. 10:29 - 독거노인

에스프레소 머신 - 일리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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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자들이 열광하는 취미들을 보면 돈을 쓰면서 궁극적인 끝을 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들에 많이들 집착한다. 특히 돈을 사용해도 사용하는 사람들의 손길을 타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많이 집착하는것 같다. 그런것들중에 카메라와 자동차가 대표적일 것 같다. 돈도 돈이지만 돈을 사용한다고 끝을 볼수 있는것도 아니고, 돈을 사용하는 만큼의 효과를 보는 부분도 있는 아주 모호한 부분들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만지면서 드는 생각은 기계만 장만하면 모든게 해결될 줄 알았던 부분이 사람의 손길을 의외로 많이 탄다는 것이다. 기계에 의해서 모든게 결정되는게 아니고 수 많은 원두의 종류와 그라인더 셋팅, 그리고 탬핑하는 사람의 손길의 조합에 의해서 결과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만들어진 한잔의 쓴 커피가 아니고 여러가지 가능성의 조합에 의해서 만들어진 하나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여러가지 가능성중에서 커피콩만틈 다양한 요소를 가진것도 없을것 같다. 내가 만질 수 있는 부분이야 그라인더로 내 에스프레소 머신에 맞게 잘 갈아주는가가 다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내손에 커피가 쥐어지기까지의 무수한 공정은 무수한 변수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일리 커피만큼 냉정하고 이성적인 커피는 없을 것이다. 단지 한통을 마셔봤지만, 가장 안정적인 맛을 추구하는 일리답게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편안함을 가졌다. 이런 맛이 몇년이고 어느 가게에서 사던 일리라는 상표에는 동일한 맛을 가진다는것. 이 일리 커피만틈 냉철하게 만들어지고 이성적으로 만들어진게 없을 듯하다. 튀지 않는 맛을 가지고 편안하게 만들어진다는것. 때문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수 있는 맛을 낸다. 정말 서양적 이성적 사고에 의해서 만들어진 커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문제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외국에서 구매를 하면 가격이 1/3이면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역시나 더 많은 댓가를 지불하고 사야한다. 일리가 직접 들어와 있지만 수용층의 문제인지 관세, 중간상의 문제인지 가격이 너무 부풀려 있다고 생각된다. 이 가격만 착해진다면 한 일년치 사놓고 마시고 싶다.

2. 그동안 속 썩이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포터필터와 그룹헤더 사이에서 물 새던 문제를 잡았다. 문제는 탬핑이였다. 머신을 살때 줬던 플라스틱 탬퍼로 대충 눌렀더니 물이 샜던거다. 새로 산 탬터로 많이 눌러줬더니 물이 새는 문제가 없어졌다. 하지만 탬핑이나 커피 양에 따라서 약간 물이 새는 문제는 있다. 아무래도 기계의 특성인것 같다. 정확한 커피양을 조절 못하면 문제가 되는듯하다. 

탬핑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틀려질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경지에 오르질 못해서 적당한 탬핑으로 즐기는 맛으로 충분하다. 커피를 마시면 마실수록 와인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수한 맛을 내는 와인처럼 무수한 맛의 변수를 가진 커피. 취미로써 빠져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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