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8. 13:47 - 독거노인

<금융전쟁,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회사에서 밤새는 날 옆사람이 빌려줘서 삽시간에 읽어버린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은 사건이 발생한 그 시기에 적절한 시류의 분위기를 타고 전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이해하기 쉽고 난해하지 않아서 읽기 편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발생한 금융위기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의 견지를 유지하면서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논하고 있으니 얼마나 피부에 잘 와 닿겠는가.

이 책의 논지는 명확하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원칙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경제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근간을 뒤집어 엎는 그런 혁명적 결과를 원하는게 아니다.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 저자도 신자유주의 틀에서 벗어나서 좀 더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체제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가장 크게 주장하는 부분이 환율 관리 부분이다. 현재처럼 전세계 투기자본에 쉽게 농락당할 수 있는 자율변동환율제에서 벗어나서 바스켓 통화제도로 나가자는 것이다. 이는 이미 1990년 시행하던 환율제도 이지만 IMF를 맞으면서 IMF에 의해서 강제로 자율변동환율제로 변경할 수 밖에 없었고, 덕분에 지금처럼 외인의 세력에 흔들리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도 지금같이 외인(혹은 투기자본)에 의해서 심하게 흔들리는 외환시장은 안좋다고 생각한다. 한나라의 주식시장이 외국 투자자들이 쥐고 손쉽게 흔들수 있는 형태로 진행되면 결국 그 나라의 국부는 외국인들이 손쉽게 따 먹을 수 있는 감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니 이런 부침에서 벗어나는게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주식시장이 흥한다고 국가경제의 부가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기업들이 자금 조달 쉬운것도 아니고, 단순히 투자자들 배불리기 밖에 안된다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내가 일하는 분야가 IFRS이다보니 BIS이야기에 깊이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왜 BIS비율이 8%, 12% 정해지는지 이유도 없이 단순히 국제규격이라고 따르는 현실에서, 이 책은 미국과 영국이 일본 은행들의 성장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만든 하나의 전략적 산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역사적 사실들은 이미 덮혔고 이 기준이 전세계적인 표준인것처럼 따라야 한다고 강변하는 한국의 금감원만 남은것이다. 덕분에 기업들에 대한 대출범위는 좁아지고 소비금융만 흥하는 이상한 구조가 만들어진것이다. 사실 은행들이 돈장사하는걸 보면 속이 뒤집히는 부분이 소비자 금융파트다. 없는 서민 등꼬리 휘게 잡아서 쥐어짜는 은행들의 작태는 현대판 고리대 업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가. 

저자도 영국에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미국식 헤게모니에 많이 반대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컨퍼런스에 의한 신자유주의 체제의 허약함이 들어난 작금의 현실에 이 이야기들이 더 눈에 띌수 밖에 없지 않겠는자.

그나저나 우리 만수 아자씨 복귀설이 솔솔 흘러나오던데, 요즘처럼 저환율에 지르기 좋은 시절이 다시 오지 않을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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