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어두운 시절은 정확하게 우리나라의 어두운 시절과 일치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가지지 못한건 아옌다정권과 같은 좌파 정권이다. 단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희망이라는 단어다. 그 아옌다 정권을 폭력으로 짖누르고 무혈입성한 군부 정권 하에서 지식인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칠레의 밤>은 짧은 문장 속에 어두운 시절의 긴나긴 터널속에서 숨죽이며 살았던 비열한 지식인 혹은 작가의 삶을 이야기한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먹이를 노리며 감시의 눈을 멈추지 않는 부엉이와 같이 숨죽이고, 비열하게 살기 보다는 오히려 그 정권에 야합하고 자신의 삶을 충족시켰던 신부(작가)의 이야기다. 군부 정권하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부조리에 눈감아 버리고 신음하는 고통의 삶을 무시해버렸던 작가는 부와 명성을 얻었고 권력에 오히려 아부함으로써 편안한 삶을 얻었다.
<칠레의 밤>은 기존에 읽었던 남미의 환상적 리얼리즘과는 무관하게 너무나 현실적이다. 게다가 너무나 송곳같은 예리함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에 눈이 멀어버릴것 같은 직설이다. 칠레에서 살아 남은 자들이 이야기하고 싶듯이 이 현실은 작금의 한국 현실에 투영해 보고 싶다. 과연 한국의 지식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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