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19. 5. 15. 09:24 - 독거노인

[넷플릭스] 미드와이프


프랑스 영화는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지만, 가끔 한번씩은 보게 된다. 긴박한 설정이나 극적 구성 같은 건 없지만 사람들이 살아 가는 방식에 대해서 뭔가 다른 방식을 이야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도 중년의 여인이 겪는 인생의 변화 순간을 적절히 잘 잡아냈다.

 

병원에서 산파로 일하는 중년의 싱글 여성. 그녀에게 어느날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엄마(?)로부터 연락이 온다. 처음에 그녀는 엄마를 부정하지만 결국은 서서히 그녀에게 끌려들어가고 만다. 친모도 아니면서,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여성으로서 과연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까.

 

수술은 받고 점점 희미해지는 삶의 괴적을 느끼는 엄마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나는 나 살고 싶은데로 살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영화의 가장 큰 울림으로 와 닿는 말이다. 내가 정말로 죽음을 막딱뜨려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았고, 인생에 대한 회한을 느끼지 않을까. 지금도 이렇게 괴로워하며 다른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데, 언제 어느 순간에 닥칠지 모르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그렇게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 부러움을 그녀에게 투영해 본다. 타인에게는 방탕하고 악녀와도 같은 이미지일지 모르지만, 자신 스스로에게는 후회 없는 인생을, 자유로운 삶을 사는 그녀가 부러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나 비현실적인 하루  (0) 2019.06.24
영화 <기생충>  (0) 2019.06.21
[넷플릭스] 소공녀  (0) 2019.05.07
내 기억 속의 봄날들...  (0) 2019.04.30
내 기억 속의 봄날들...  (0) 2019.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