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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7. 11:12 - 독거노인

[넷플릭스] 소공녀


젊은 시절은 아름답다. 아무리 고생을 해도 언젠가는 이루게 될 꿈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꿈을 꿀 수 없다면 젊은 인생은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할 것이다. 정말일까? 모든 사람들이 젊은 시절에는 꿈을 꾸고 희망을 품고 사는 걸까. 그건 내가 확신할 수 없다. 최소한 내가 젊었던 시절 혹은 젊다고 느꼈던 시절에는 나만의 세계에 갇혀서 현실보다는 이상을 바라보며 살았다.

 

미소는 한잔의 위스키와 담배 그리고 남자 친구만 있으면 세상 살아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해 보이는 공식 속에서도 3가지를 가지는 게 그리 쉽지 않다. 현실은 그녀에게 자꾸만 다른 댓가를 원한다.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가득 차 있는 것들이다. 화려하고 비싼 차를 탄다거나, 크고 넓은 집에서 산다거나, 가족을 이루고 크고 넓고 게다가 남들이 알아주는 지역에 있는 아파트에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비용들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면 평생을 이 둘레에 갇혀서 절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 그것이 희생으로 비춰질지 아니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이해될지는 자신만이 알 것이다.

 

미소가 꿈꾸는 세상과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걸 영화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같이 모여서 음악을 했던 이들이 사회로 나아가면서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가다듬고 적응하기 위해서 절절하게 노력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에게 미소의 모습은 사회 부적응자로 보일까 아니면 밑바닥 인생으로 보일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자기 자신만이 대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한 때 꿈을 찾아서 떠돌던 시절, 막다른 길에 다다른 적이 있다. 그 때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세상의 바닥으로 가라앉은 것만 같았다. 그것도 모두가 행복해 하는 신혼여행지의 어느 섬이었다. 너무나 절망적이어서 세상 밖으로 사라질 시간만을 기다리던 시절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절망하는 나에게 누군가가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길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구원은 찾아오는게 아니다. 그저 자신이 서 있는 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방향을 틀어야 할 뿐이다. 나는 그렇게 내 스스에게 던진 모순의 굴레에서 별로 그럴싸하지도 않은 변명 하나를 들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의 꿈은 거기서 끝이났다. 언젠가 시간이 나고 다시금 그곳을 찾는다면 그때의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 싶다. 그리고 그때 젊었던 나에게 다시금 한번 꿈을 꾸라고 이야기하러 가고 싶다.

 

이 영화의 단점은 미소가 싱글몰트 위스키를 사랑하면서, "글랜피딕"을 주문하는 장면이다. 가난한 미소의 입장에서는 가장 저렴한 위스크를 즐기는 방편일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드벡"을 주문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물론, 이건 인터넷 유머이다. 너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 없는 잡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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