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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3. 19:34 - 독거노인

천마산 등산


지하철로 접근하기 좋은 등산 코스를 찾다가, 천마산을 찾았다. 높이도 얼마 높지 않은데다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나름 경치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천마산역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가 상당히 가파르다고 나와 있다. 그래봐야 높이가 얼마 되지 않는 데 얼마나 험하겠는가 생각하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점심 때쯤 내려올거라 예상하고 등산 시작.

산 입구부터 시작되는 가파른 경사가 생각보다 오래동안 이어진다. 다행히 길이 험하지는 않지만 중간에 평지가 거의 없고 계속 오르막만 있는 코스여서 생각보다 빨리 치질 것 같다. 그래도 흙길을 밟으면서 올라가니 나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중간정도 오르고 나니 정상까지는 거의 바위길이었다. 인터넷에 나온데로 악 소리가 절로 나오는 코스 같다. 등산하면서 제일 싫은 코스가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바위 길인데, 천마산 정상 가는 길의 1/5정도가 그런 코스다. 

산 초입에는 별로 보이지 않던 등산객들이 중간부터 많이지기 시작한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간간히 보이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그냥 등산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나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안경에 뿌연 서리가 끼고 길도 험해서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 거친 숨소리 덕분에 사람들이 길을 비켜주는 고마운 점도 있었지만 중간에 숨고를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 그나마 정상에 가까워져서 바위 틈을 발견하고 가져간 빵과 물로 일단 한숨 돌렸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풍경은 아쉽게도 박무 탓인지 미세먼지 탓인지 시야가 깨끗하지 않다. 그래도 나름 탁트인 전망을 보니 올라온 보람은 있다. 

하산길은 올라온 바윗길을 다시 줄 잡고 내려가기 싫어서 호평역쪽으로 선택 했다. 천마산역에서 올라 오는 코스보다 길이 훨씬 순탄한 편이다. 물론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는 건 똑 같지만 바윗 길이 없어서 훨씬 수월한 편이고 사람들이 많이 올라 오고 있었다. 아마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호평역에서 올라오는 코스도 생각 해 볼 하다. 이 코스는 계곡을 끼고 있어서 물소리 시원하게 들려주고 나름 시원한 바람도 불어 온다. 

천마산 정상까지는 1시간 15분정도 걸렸는데, 내려오는 하산길이 2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중간에 계곡 터에 자리 잡고 빵 먹고 멍하니 물 흘러 가는 소리 듣다보니 아쉬운 주말이 남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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