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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 09:11 - 독거노인

예봉산 등산


ㅇㄴ

휴일 아침 일찍 중앙선을 타고 예봉산으로 향했다. 팔당역에 내리면 바로 근처에 있는 등산 입구. 다른 산들과는 다르게 등산 입구가 동네 야산 입구처럼 느껴진다. 아마 무성한 풀숲에 가려 있어서 그런걸까. 

 

등산 입구부터 예봉산 정산까지는 끊임 없이 이어지는 경사길이다. 평지 없이 오르는 산길을 따라가다보면 내가 전에 왔던 산이 맞나 할정도로 길의 끝이 안보인다. 그래도 등산 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지난 저녁에 내린 비 때문에 숲의 냄새가 진하게 베어난다. 물론 사람들이 없는 공간에서 잠시 마스크를 벗고 그 냄새를 깊이 들여마시는 그 기분에 여름 등산길에 오른다.

 

비가 와서 산 속 풀들의 냄새가 진하게 느껴지지만 대신 습기가 거의 물속에 있는 정도의 느낌이다. 평소 수건을 안가지고 다니는데, 이날만큼은 수건을 들고왔던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했다. 수건 하나가 완전 젖어서 나중에는 물을 짜낼수도 있을 것 같았다. 수건만 아니라 마스크도 완전 젖어서 나중에는 얼굴에 달라붙어 축축함을 배가 시킨다. 

 

얕은 산에 운해까지 찾아드니 분위기는 있지만 더위를 배가 시킨다. 하지만 정상부터 산능선을 따라 가는 길은 가끔씩 보여주는 저 먼곳의 풍경을 보여주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게 해 준다. 싸간 점심 도시락 간단하게 먹고 능선을 따라서 계속 걸어가고 싶었지만 한낮이 되니 물도 떨어지고 배도 고파서 적갑산에서 도심역쪽으로 하산 코스를 잡았다. 다음에 좀 더 시원해지면 전체 코스를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도심역쪽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급경사여서 내려가는 데 상당히 신경쓰면서 내려와야 했다. 산이 끝나는 곳에는 낯선 등마교실이 있다, 이런 외진고 좁은 장소에 승마 교실 있다는걸 의아하게 보면서 동네로 접어드니 풀어놓고 기르는 개가 달려들며 짖어댄다. 다행이 집에 철조망이 있어서 짖는 걸로 끝났지만 오싹했다. 좋았던 등산 기분이 싹 달아나면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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