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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6. 20:04 - 독거노인

겨울 한라산


https://www.youtube.com/watch?v=mQ5Ty6Hi9-A 

 

인생 처음으로 눈오는 겨울 산에 도전 해 봤다. 그것도 한라산을. 작년에 한라산 코스는 전부 다 돌았으니 한라산 오르는 일은 어느정도인지 대충 감이 있어서 걱정은 안되었지만 겨울 눈이 쌓인 산을 오르는데 필요한 장비나 지참품들이 뭐가 필요할지 몰라서 되는데로 챙겨 갔다.

 

1월말의 한라산은 봄날씨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눈이 쌓여 있는 산행길을 아이젠을 신고 걷는다는건 평소 속도보다 훨씬 느려진다는 걸 의미하고 그만큼 힘이 더 든다. 작년 한라산 등산에서 걸렸던 시간보다 한시간정도 더 걸린 것 같다. 물론 중간에 사라오름을 올라갔다온 시간을 빼고 감안한 것이다. 작년 초여름에 사라오름을 올랐더라면 그 시간의 풍경과 눈덮인 지금의 풍경을 대비해서 볼 수 있는 기회였을거라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산행의 가장 하일라이트는 성판악코스보다는 관음사로 하산하는 구간이었다. 특히, 백록담 정상에서 관음사로 내려가는 구간은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사라오름에서 어떤 어르신들이 "여기 너무 좋다. 이 좋은 데 매년 와야겠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걸 들으면서 나도 공감했는데, 사실 그 어르신들이 관음사 코스쪽을 보셨으면 어떤 탄성을 지르셨을지 모르겠다. 대신 관음사 코스는 구간 경사가 급해서 내려가는 동안 꽤 긴장했다.

 

1월이면 한겨울이라 굉장히 추울거라 예상했는데, 제주도라서 그런건지 내가 산행하는 날이 이상했던건지 봄날씨 같은 느낌이어서 비현실적인 겨울 풍경이었다. 나도 어르신들처럼 힘이 있을 때 매년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다음 산행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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