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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4. 12:52 - 독거노인

한라산 당일치기, 돈내코 코스


https://www.youtube.com/watch?v=TdaC4GC98wc&ab_channel=%EC%9E%AC%EC%83%9D%EB%B6%88%EA%B0%80 

직장인이 하루 월차를 내고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가성비 여행은 제주도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행기표를 마일리지 이용해서 다녀 온다면 최고의 여행지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에도 한라산을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지난 한라산 둘레길 다녀올 때 느꼈던 돈내코 코스를 다녀오고 싶어서 새벽 6시 40분 비행기를 탔다. 이 비행기를 이용하면 좋은 점은 182번 버스를 타고 바로 돈내코 입구로 가는 버스를 바로 갈아탈 수 있다. 이 버스가 한시간에 한번 있기 때문에 시간 맞추기가 애매 하기 때문에 시간 맞추는게 중요하다.

 

버스를 갈아타고 있는 고등학교 앞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니 입이 벌어진다. 너무 푸른 하늘과 구름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런 날씨이면 제주도 어디를 가더라도 기억에 남을 시간일 것 같다.

돈내코 코스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 서귀포시 방향을 전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날씨 요정님이 도와줬는지 이번 여행에서도 서귀포시 방향으로 보이는 전경이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완전히 파란 하늘보다는 구름이 있어야 극적인 아름다움이 완성되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 여행하던 날 올려다 본 하늘은 완벽한 하늘이었고 날씨였다. 덕분에 돈내코 코스 올라가는 동안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돈내코 코스는 입구 부분은 시야가 열려 있어서 풍경 자체가 한눈에 다 감상 할 수 없을 정도로 넓게 펼쳐지지만, 나무 계단을 오르고 나면 바로 돌계단이 이어지면서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부터는 오직 돌계단과 나무들만 눈에 들어 온다. 게다가 거의 2시간 동안 똑 같은 풍경이 이어지면서 지리한 코스가 이어진다. 

 

전에 한라산을 오를 때 물 2병으로도 충분히 등산 코스를 마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2병만 준비했는데, 완전한 오판이었다. 서울 닐씨는 곧 비가 올것처럼 흐리고 우중충했지만 제주 날씨는 여름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등산을 시작하자마자 물 한병을 소진해버렸고 많은 갈등 속에서 결국 남은 한변도 반정도를 돈내코 코스에서 소비했다. 결국 돈내코 코스를 오르는 동안 갈증과 허기짐으로 엄청난 체력 소비를 하면서 오를 수 밖에 없었다. 물이 모자라서 가지고 간 샌드위치와 간식을 먹기가 힘들었다. 배는 고프지만 물이 없어서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이 1시간반정도 이어졌는데, 덕분에 돈내코 코스에서 숲을 벗어날을 때쯤에 이미 체력이 고갈되고 말았다.

돈내코 코스를 벗어나면 바로 볼 수 있는 한라산 남벽

돈내코 코스를 벗어나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코발트 불루의 하늘색을 보여주는 한라산 남벽은 그 고통스러운 갈증 속에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게 현실적인 풍경인지 아니면 내가 갈증속에서 겪고 있는 몽환상태인지 모르겠다. 

윗세 대피소에 도착할 때쯤에는 이미 체력이 바닥났고 다리는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도 하늘은 계속 내 눈을 끌어 당긴다. 단지 푸른 하늘이기 때문이 아니라 예전 어딘가에서 보았던 하늘 같은 기시감이 이어진다. 그리고 광할하게만 느껴지는 한라산의 공간은 기진맥진한 나의 정신 상태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윗세오름에서 어리목으로 이어지는 길은 참으로 평온하다. 아니 돈내코에서 겪었던 힘든 상황을 보상하듯이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은 생명수 같은 약수와 시원한 바람이 분다. 그리고 마침내 가져온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었는데, 더운 날씨 덕분에 샌드위치는 이미 상해 있어고 다시 가방에 쑤셔 넣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한라산 등반은 간식으로 버틴 코스였다.

한라산 산행은 예정대로 오후 2시반쯤에 끝냈다. 하지만 어리목에 한시간마다 있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마지막 전력질주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고통스러운 질주였다. 그리고 제주 시내로 돌아와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마지막 남은 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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