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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5. 19:34 - 독거노인

한라산 수악길


시국이 시국인지라 고민을 많이 했던 트랙킹 코스였다. 결국은 당일치기 여행이야 출퇴근길 지하철 타는 것과 별반 차이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제주도 비행기에 올랐다. 최대한 사람들과 접촉이 없는 곳을 골라 한라산 수악길을 선택했다. 

 

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7시 50분에 있는 181번 버스는 못 탈것 같아서 여유 있게 화장실 다녀오고 편의점에서 물 2통 사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니 운좋게 막 도착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원래 시간보다 약간 늦게 도착해준 버스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대부분은 한라산 등산객들로 보인다. 나만 성판악에서 안 내리고 다음 정류장으로 향한다. 

 

181번에서 내려 166번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데 버스정류장을 못 찾아서 약간 헤매다가 학교 정문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발견했다. 너무 작은 표시라서 버스가 정차하는지조차 의심이 될 정도였다. 그런 걱정과는 달리 한시간에 한대 있는 버스가 바로 도착한다. 운이 좋은 날이었다. 

 

돈내코 가는 입구와 수악길 입구는 동일하기 때문에 길을 못 찾을 일은 없을 듯 하다. 돈내코 입구로 올라가면서 뒤돌아 보니 서귀포쪽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시원하게 쭉 뻣은 풍경이 수악길 가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있고 싶은 느낌이 든다.

수악길은 따로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았다. 단점은 자갈 길이 많아서 생각보다 빨리 지친다. 풍경은 나무들이 그늘막을 만들어주고 곳곳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서 더운 여름임에도 더위가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수악길 코스를 걷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한라산 등산중에 만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느꼈던 불안감도 없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 잠시 멈췄던 바윗에 누군가가 멋진 조각상을 만들어놨다. 얼핏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수악길의 최대 단점은 트랙킹이 끝나는 곳에서 대중교통과 연결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라산 찻길에 그대로 노출되서 마땅히 이동할 방법도 마땅치가 않았다. 결국 고민하다가 택시 부르기 싫어서 1시간반을 걸어서 가까운 마을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 했다. 산을 걸을 때는 시원했지만 땡볕에 그대로 노출된채 차도를 걷는 것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마을에 도착하니 나름데로 마을 구경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었다.

제주도 어느 마을 풍경

 

 

이국적인 제주 공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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