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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7. 09:00 - 독거노인

<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인터넷에 보면 감성팔이 여행기 책들에 대한 강한 반발심을 보이는 부류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중에 가이드 북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여행기란 단순한 사치나 기호품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순간 달콤한 초코렛을 빨아 먹듯이 일순간 해치워 버리고 끝나는 여행에 대한 소감들이 맘에 들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감성도 어떤 편도 들고 싶지 않지만 요즘 누구나 디카를 들고 전세계 어디든지 무작정 들추고 들어가 그들에 대한 이해보다는 자신만의 감정을 들어내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감성적 사진과 글들이 맘에 들지는 않는다. 분명 짧은 여행을 한다면 그순간 그 장소에서 일순간 느낌는 감성적 감정들이 아직도 한국에서 가지고 온 그 감성속에서 일순간 피어났다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기로 남들에게 다른 곳을 보여주려 한다면 일순간적인 감정에 치우친 사진보다는 좀 더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보여줄 수 있는 여행기가 되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추천 받은 책으로서 분명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남기 좋은 여행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책임에 분명하다. 1년여를 준비하고 밟은 남미에 대한 생각과 긴 준비 기간동안 충실히 쌓은 지식 그리고 그들이 지리 교사라는 직업에 나오는 전반적인 학문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남미에 대한 지리적 이해. 고등학교 시절 지리하기만 했던 지리 시간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공간 안에서 어떻게 인간들이 적응하고 살아 남았는지를 직접 몸으로 겪고 이야기하는 교과서 같은 여행기다. 물론 이런 좋은 이야기들이 가지는 한계도 명확하다. 이들이 여행한 기간은 짧고 이동 거리는 멀다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에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배낭여행자들과 같은 코스를 밟은게 아니고 가장 빠른 수단으로 남미에서 꼭 봐야 하는 곳을 쪽집게 과외하듯이 찍고 온 것이다. 이런 단점이 이 여행기를 읽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독자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해 주지 못한게 안타까울 뿐이다. 


발견되어진 땅 남미. 그땅의 주인들은 자신들이 물려 받은 땅에서 소외되어 외부인으로, 영원히 떠도는 이방인으로 남았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또 다시 착취되는 인민으로 그리고 가난이라는 이름하에 더 밑바닥으로 떨어져야만 하는 운명을 안고 사는 이들이 된 것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와 구원이 존재하지 않는 땅. 탐욕에 눈이 멀어 더 많은 부가 쏠리고 있는 땅. 하지만 기층민이나 원주민들은 소외되고 심지어 역사에서조차 기록되지 않는 흔적조차 없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하며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하는 노력은 존재한다. 과연 이런 노력들이 그들에게 어떤 권리를 찾아주고 어떤 모습으로 남미를 새겨줄지 시간만이 대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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