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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18. 16:31 - 독거노인

[영화] 극한직업


류승룡 얼굴을 보면 킹덤이 자꾸만 오버랩 된다. 그만큼 킹덤에서 이미지가 강하게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 드라마라고 믿을 수 없는 스토리와 강한 이미지 그리고 배경이 너무나 잘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 연기를 보여줬다. 배우에게 어떤 고정된 이미지가 남는다는 건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물론 <극한직업> 같은 영화는 그런 강한 이미지를 지우기 좋은 선택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좋은 인상을 남길 만한 영화였다. 극단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모습에서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이미지를 연기한다는 건 그만큼 연기 폭이 넓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들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가 류승룡일 것이다.


이 영화가 단 한명의 주인공에 의지해서 진행되는 서사적인 영화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조연들이 영화를 빛내는 역활을 하고 있다. 류승룡이 중심점을 잡고 그 주위에 포진한 조연들이 영화의 생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 영화가 웃기를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의 개연성이나 결말의 마무리 같은 것은 중요하게 안 보인다. 물론 허술하게 만들어서 웃기는 포인트들만 강조한 영화는 아니다. 그렇지만 스토리 라인에 집착하기 보다는 편하게 웃다가 나오기 좋게 잘 만든 영화다. 그 웃음 포인트가 좀 오래된 형식이기는 하지만 그걸 얼마나 잘 버무려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내냐가 감독의 몫이다. 게다가 식상한 조폭 영화, 조연들의 스랩스틱 코메디가 얼마나 오래된 관행인가. 그걸 극복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하늬의 목소리 톤이 영화에서 좀 따로 노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그녀가 쌓아 온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몸개그도 그렇게 잘 먹히지 않는 듯 하다. 오히려 목소리 톤을 좀 낮췄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만에 영화관을 갔고, 오랫만에 웃다가 나왔다. 집 앞에 극장이 생겼지만, 영화표 값이 그렇게 많이 올랐는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