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업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하루 종일 책상에 엎드려 있다가 하교를 했다. 하루종일 책상에 엎드려 있는 동안 내가 왜 책상에 엎드려 있는지 물어보는 선생은 몇명 없었다. 그중에 특이하게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없었고 제대로 못가르친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었던 "꺼벙이"라는 별명을 가진 선생이 큰 관심을 표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선생의 수업 시간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뒷자리 앉은 학생들끼리 도시락을 까먹고 딴청을 부리거나 선생이 교실 중간에 서 있는 동안에는 선생뒤에서 갖은 해괴한 짓들을 했다. 그래서 그 선생이 표한 관심은 진정한 관심인지 아니면 자신의 위엄에 대항해서 대놓고 학생이 반기를 든것인지 알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아프고 난 이후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큰 병치레 한번 없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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