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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의 강림이라는 것이 이런걸 두고 한말일거다. 인터넷에서 본 뜻하지 않은 댓글 하나에서 시작하여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맘에 드는 디자인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발견하고 몇일을 고민했다.
중요한건 커피긱에서 이야기하는 커피초보자를 위한 기본셋트를 무시하고 단지 디자인만을 보고 선택했다는거다.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고 사용하고 장단점의 비교를 해 놓은 만큼 문제가 생길때 그에 대처하기 수월하다는 장점을 다 버린셈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자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보를 구할 수 없고, 해외 직배송 상태라 A/S는 거의 불가능한 조건까지 굳이 감내할 만큼의 디자인적인 요소가 충분한지 의심해봐야하지만 이미 마음은 물건너갔다.
지름의 또다른 자기합리화의 이유중 하나가 유로화의 폭락이다. 이번 그리스 사태 때문에 유럽 온라인 사이트에서 주문할 경우, 거의 10%의 할인 효과가 난다. 덕분에 수입통관을 위한 세금(18%)도 조금 싸진다는 사실.
타입은 듀얼 보일러 타입. 게다가 두개의 게이지가 보기 좋게 전면부에 있어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 특히 압력 게이지가 바로 있으니 나의 탬핑이나 커피 양 조절할 때 압력 게이지를 보면서 조절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온라인으로 주문한지 정확히 일주일만에 DHL을 통해서 받았다. 온라인 주문 가격에 배송료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가격으로 따지면 정가의 절반 가격에 산셈이다. 하지만 포장을 뜯으니 왜 프로모션 제품인지 확연히 보인다. 일단 내부 보일러나 압력계는 알 수 없지만 외부 껍데기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가장 이쁜 모델인 스텐인레스로 된 제품과의 비교가 확 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전원, 스팀, 추출 버튼이 원터치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고급 버전은 스위치로 되어있어서 모양이 조금 더 좋던데. 중요한건 성능이 같다면 그만큼 싸게 살만한 조건은 충분하다.
포장을 뜯고 구성품을 확인하니 포타필터는 좋은데 탬퍼가 거의 장난감 수준이다. 내심 기대는 안했지만 시급하게 탬퍼를 사야할 판이다. 일단 메뉴얼데로 베이킹 소다를 물통에 풀고 전체적으로 한번 돌려줬다. 그리고 다시 깨끗한 물로 린스. 스팀파이프를 통해서도 몇번 물을 빼주고 나니 이제 본격적인 에스프레소 뽑기에 들어가기로 결정.
사은품으로 같이 보내준 에스프레소 커피 봉지를 뜯으니 커피향이 확 퍼진다. 상당히 곱게 갈은거 같은데 냄새부터가 강한 쓴맛을 품은듯하다.
첫번째 잔을 긴장한 상태에서 그룹헤드에 꼽고 추출 시작. 그러나 기계 소리만 요란하고 정착 에스프레소는 내려오질 않는다. 웬일일까 걱정과 혹시 불량품인가 하는 불안감 때문에 금방 꺼버렸다. 다시 천천히 버튼들을 점검해 보니 스팀 버튼을 켜놔서 추출이 안된거였다. 결국 첫잔은 연습용으로 날렸다.
두번째 시도에서 제대로 된 에스프로소를 뽑아 보고자 했으나 탬핑의 부족인지 아니면 커피양의 부족인지 크레마가 생성될려다가 말았다. 맛은 일단 쓰다. 하지만 막 뽑은 커피의 향은 어디에 비할바가 못된다. 밤 10시가 훌쩍 넘었지만 거실 전체에 퍼져있는 커피 향 때문인지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기에 너무 들떠 있었다.
꼬랑지. 우리나라 수입 에스프레소 머신의 가격은 너무 거품이 많다는 데 어느정도 동의를 한다. 외국에서 배송료까지해서 100만원이면 가능한 금액이 200만원대에서 팔리고 있다. 물론 어느정도 통관 세금과 환율 문제, 재고 문제등을 고려해야하지만 이러한 타협점들이 없는 상황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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