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20세기를 돌아보는 역사책이다. 19세기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의 진보는 끝없을 것 같고 부흥은 세계적으로 퍼져나갈것만 갔을던 시기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는 진보의 이면에는 항상 어두운 야만적인 폭력이 뒷따랐다고 이야기한다. 아니 사실은 주변부의 희생으로 중심부가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중심부와 주변부를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는 단순한 힘의 논리에 의해서 판별되었고, 주변부로부터 약간의 진전이 있어서 반주변부로 올라선 나라들이 있다. 여기 반주변부로 올라선 나라중 하나가 한국이다.
어찌보면 80년대에 유행했던 종속이론과 비숫한 괘를 가는 것 같지만, 이 책의 장점은 정치, 경제, 문화, 인류사적인 측면들을 다 같이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중심부는 주변부의 커다란 희생위에서 부를 누렸지만, 사실 중심부 내면으로 들어가보면 중심부 또한 심한 폭력이 존재했고 불평등이 상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폭력과 불평등은 주변부에서 일상적으로 고착되어 현재까지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 또한 주변부 국가에서 발생하는 이런 문제들의 상당 부분의 식민지 정책과 독립과정에서 중심부가 심어놓은 권력관계로 인한 현상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20세기는 영국의 몰락과 미국의 팍스아메리카 신드롬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해가 지지않는 나라였지만 결국 제국은 몰락했고 영원한 부의 원천이었던 인도는 이제 신흥산업국으로 떠오르는 경제부국이 되기 위해서 힘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20세기 내내 넘쳐나는 기축통화인 달러로 그 어느 세기의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부를 소비했고 그 결과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하지만 긴 역사적인 흐름속에 보면 결국은 그 부의 축척을 통한 소비는 한계가 오지 않을까(영국처럼...).
21세기가 시작된지 10년밖에 안되었고 아직도 21세기를 평가하기 이른 시기일 수 있지만, 어찌보면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소비하는 현상은 그리 바뀔것 같지 않다. 하지만 20세기 중반에 나타나기 시작한 거대 글로벌 기업(TNC)들의 진화가 21세기에는 어떤식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까는 사뭇 궁금하다. 이제는 각국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다국적 초기업들이 행사하는 권력이 사뭇 무시무시한 수준까지 왔으니 말이다.
책은 사뭇 읽기 좋다. 여러 장들이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굳이 순차적으로 읽지 않아도 되고 각장마다 특별한 주제를 할당하고 그에 대한 역사적인 기술을 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더 쉬운 편이다. 하지만 방대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보니 책의 분량이 만만치 않다. 너무 두꺼운 책을 들고 있었더니 어께가 결린다. 가벼운 책으로 바꿔서 기분 전환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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