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5. 10:22 - 독거노인

후지 X10


012


요즘은 사진도 거의 안찍지만 가끔 편하게 사용할 똑딱이 카메라가 필요해서 x10 구입 했다. 전에도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 찍던 시절이 있어서 장단점이야 잘 알고 있었고 예전보다 많이 발전한 똑딱이 카메라이기 때문에 이번에 구입하면서 약간 성능이 더 좋은 걸로 선택했다. 요즘은 Full HD 동영상이 웬만한 똑딱이 카메라에서 지원된다고 하는데, 사실 이 동영상 기능이 부러울 때가 많았다. 이거 때문에 구입한거도 한몫한다.

카메라 조작법이야 별로 차이가 안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쓰는 편이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캐논과 후지는 방식에서 꽤 많이 차이가 나는것 같다. 먼저 파워온부터 줌렌즈의 경통을 돌려서 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 또 지원하는 옵션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이게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데, 먼가 하이엔드 카메라와 같은 조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을수도 있지만, 나처럼 정말 막찍는 용도로 별 신경 안쓰고 사용하고픈 사람에게는 너무 많은 옵션은 오히려 독이다.

메뉴얼은 어느 카메라를 사나 불만족스럽다. 일단 메뉴얼이 너무 단순하고 카메라 조작에 있어서 단순 기능들만 설명하는 식이어서 기계치들이 본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다. 뭐 카메라를 만지던 사람들에게는 아무 쓸모 없는 애물단지다.

이 카메라의 렌즈 구경이 워낙 작아서 일반 필터를 사용할 수 없다. 결국 X-10용 후드를 사양되는데, 이 후드가 필터도 같이 장착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후드와 중간 어덥터를 분리하고 거기에 필터를 장착하고 렌즈에 장착하도록 되어 있는 구조다. 후드 모양을 보면 후드의 역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정도로 작다. 뭐 카메라 바디 자체가 작다보니 모든게 작고 앙증맞다.

카메라에서 제일 중요한건 색감과 재생 능력인데, 찍고 확인해 본 결과로는 만족스럽다. 전부 벨비아 모드로 찍었는데, 예전에 슬라이드 필름 사용하던 시절의 향수도 있고 그때의 색표현력이 맘에 들었던 기억 때문에 평소에는 이 모드로 찍을 것 같다.

후지는 아무래도 과거 필름에 대한 향수를 모티브로 정한 것 같다. 지금 출시되는 카메라들도 그렇고 프로그램들도 그렇고 이런것들이 과거 필름 생산업체로서 그리고 그 향수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좋은 재료인건 사실이다. 샘플로 찍어본 사진들도 나름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나처럼 JPEG형식으로 찍고 컴퓨터에서 후보정을 거의 안하는 사람에게는 편한 결과물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캐논 카메라의 특성을 생각하면 색감에서 후지가 saturation를 굉장히 높게 잡고 있다는게 보인다. 이게 뚜렷한 느낌을 주면서 처음보기에 강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후보정을 주로 하고 자신이 원하는데로 사진을 만지길 원하는 사람들은 싫어할 수도 있다. 뭐 장단점이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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