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1. 10:02 - 독거노인

영화 <킹메이커>


오늘날의 선거전은 미디어 전쟁이라 평한다. 이는 간접 선거 방식에서 대중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후보들의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미디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선거 후보들의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는 대중적인 연예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대중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며 자신이 대중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전력을 다 한다. 이런 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고 여론을 이끌 수 있는지는 비서들이 수행하는 끊임없는 컨설팅의 결과다. 연예인들이 데뷰를 하기 위해서 혹독한 10대를 보내듯이 정치인들은 대중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주위의 끊임없는 희생과 투쟁의 결과를 딧고 서 있는 것이다.


정치인이 가지는 이미지가 과연 얼마나 나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미디어에 많이 노출될수로고 그사람의 인지도는 올라가고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정책에 별 관심이 없는 대중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의 표를 공략하면 된다. 결국 자신이 정치적 행위로 어떻게 보여줄수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누가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관심이 없다. 마치 연예인들이 노래를 잘하고 춤만 잘춘다면 그 인격이 어떻든 누가 뭐라 하겠는가 - 사실 요즘은 연예인 사생활 자체가 하나의 관심 대상이기 때문에 이건 틀린 이야기일 수 있다.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주지사 모리스는 경쟁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컨설턴트에서 홍보관으로 변신한 스티븐의 전략 덕분에 높은 지지율을 얻고, 스티븐은 인턴과 사랑에 빠진다. 일과 사랑이 동시에 잘 진행되는 듯 하지만 중간에 모리스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그는 최악의 상황에 빠진다. 모리스는 최악의 상황에서 양쪽 모두로부터 버림을 받는데, 그가 들고 있는 더러운 비밀 때문에 결국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그의 양심과 비열한 뒷거래는 상반되는것 같지만 결국 정치란 대중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중요할 뿐 그 밑에 감추어진 어두운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걸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대선방식이야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복잡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시스템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들도 결코 미디어적 신앙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으며, 누군가가 만들어낸 허상이 얼마나 대중적 인기를 얻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는건 확실하다. 누가 자신만의 신념을 위해서 일하겠는가. 그들도 직업인이며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리는 매 순간 유혹에 노출되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정치인들은 더 많은 유혹과 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뿐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은 그 선택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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