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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9. 11:05 - 독거노인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것들을 발견해가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시대가 따로 생기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가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과거 시절이 지금보다 풍요롭게 더 아름다웠다는 환상에 빠지기 마련이다. 특히 음악이나 시대의 낭만적 요소들은 과거 시간속에서 더 미화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디앨런의 영화도 아마 이런 감정들이 녹아들어서 파리에 머무는 젊은 커플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남자 주인공은 마치 우디앨런의 분신처럼 말을 더듬기도 하고 어눌하게 이야기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서 여자에게 자신을 변명한다. 하지만 그가 진정 파리를 즐기는 방식은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영광을 누리던 파리의 모습이다. 온갖 예술인들이 모여들어서 가난하지만 그들만의 연결고리속에서 즐거워 하던 파리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그속에 속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들어낸다.


헤밍웨이와 제럴드피츠버그 그리고 달리가 서로 교류하던 시대. 이런 시대라면 누구나 그리워하지 않겠는가. 이 시간이 상상속에 존재하는 시간인지 현실과 이어진 일부인지 알수 없지만 이 시간들을 빌려올수만 있다면 아마 현재의 시간을 포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현실의 시간만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시간들이라는 것을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리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시간들이라도 그것을 되돌릴수는 없으며 현재의 시간을 과거의 영광을 누리던 시절만큼 만들어내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디앨런은 영화 결말에 이야기하면서 영화를 마치고 있다. 진정 자신이 속하고자 열망하는 시간이 저 멀리 존재할지라도 그 시간들을 그리워할지라도 우리가 아무리 애쓴다고 그 시간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 단지 우리는 그 시간들을 향유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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