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다루고 있는 무굴왕국의 전성기부터 인도의 영국식민지 지배 시대는 상당히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시기다. 책 자체가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들이 연민이 스며든 낭만적 이야기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식민지의 아픔보다는 식민지속으로 스며드는 영국인들의 무자비함보다는 거기에 존재했던 삶에 대해서 따뜻한 이야기들로만 풀어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무굴의 샤자한 황제는 무굴 제국을 최고의 전성기에 올려놓은 황제이다. 그 앞에 영국인 대사가 파견되어 인도와의 무역을 위한 교섭을 시작한다. 결코 굴욕적으로 꺽이지 않는 이 영국 대사 덕분에 그는 체면을 유지하고 샤자한의 승낙을 얻어낸다. 아직까지 유럽에서 강대국으로 존재하지 못하던 영국으로써는 동양의 향료와 차를 수입하는 데 필요한 전초기지를 확보한 셈이다. 이 시기에는 프랑스와 경쟁하고 있던 때여서 그들의 힘의 우위비교는 결코 어느쪽으로 기울지 않던 시기다. 하지만 18세기 산업혁명의 시기는 그 폭발적 힘만큼이나 영국의 강력한 힘을 실어 해외 식민지 개척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준 때였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의 인도 분할점령은 무굴 제국의 약화와 때를 같이 한다. 각 지방의 토호들은 자신의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분할되고 야합하는 과정에 있었고, 이 틈에 영국은 서서히 인도의 땅을 조금씩 파고 들고 있었던 것이다. 유럽과 다른 기후 환경 그리고 식습관, 인종은 영국인들에게 갖은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그들은 끝내 영국식을 버리지 않았고 그 무더운 날씨에 조차 영국식 복장을 고집했을 정도다.
영국이 인도에 식민지를 개척함에 따라서 다양한 사람들이 영국으로부터 인도로 들어온다. 예나 지금이나 그렇지만 이런 모험이 필요한 이동은 본국에서 낙오자들이 인생의 꿈을 품고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는 인도의 꿈의 땅이었다. 한방의 성공으로 영국에서는 꿈꿀 수 없는 황제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꿈은 현실적으로 나타나 그 당시의 집들 규모나 치장 상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책에 사진이나 그림으로 등장하고 있는 그 당시의 집들은 화려했던 무굴제국의 귀족수준을 넘었다고 한다.
영국으로부터 이주해온 이들은 자신들이 속해있던 계층의 추함을 잃고 인도인들을 멸시했고 미개한 인종으로 봤다. 이들은 자신들이 단지 지배자의 입장에 있다는 것만을 생각했고 이들의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때로는 애정어린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있었고 그들 삶속으로 들어가고자 했던 영국인들도 존재한다. 이들 덕분에 인도어, 샨크리스어 등의 번역이 이루어지고 인도인들의 삶이 영어로 소개되기도 했다.
영국의 식민지 지배가 얼마나 가혹했으면 그들이 군인으로 이용하던 세포이들이 반란을 일으켰으며 그 잔혹함에 피의 복수를 불렀겠는가. 영국은 인도 지배를 자신들만의 힘으로 이룬게 아니라 인도인들에 대한 착취와 억압으로 그 위에 올라선것이다. 영국인들이 개발한 전신과 철도는 인도 근대화의 한 축이 되지만 그것은 인도의 피와 땀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와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철도의 발달로 인도의 곳곳이 식민지화를 촉진하게 되었고 신속한 군대의 파견으로 반란도 빨리 진압될 수 있었다.
이들은 넓어진 대륙의 땅에 영국을 옮겨놓고자 노력했으며 한치도 그틈을 벌어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인도의 무더위를 피해서 여름에는 여름별장으로 이동했으며, 아침과 밤에만 활동하던 그들은 하이에나와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보여주는 그들만의 낭만적 시대 상황은 1940년대가 되어서야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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