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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4. 09:00 - 독거노인

[태국 치앙마이] 10월 6일


 일년만에 다시 돌아 온 graph 카페의 커피 맛은 작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서빙하는 여직원도 생겼고, 추출하는 바리스타도 바뀌었다. 내 입맛이 변한걸까 아니면 치앙마이가 변해버린걸까. 이제는 중국인들과 한국 사람들로 자리가 꽉 찬다. 변한 것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직원들이 더 친절해졌다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여행 중에 만나는 아쉬운 인연. 짧은 시간 잠시 스쳐가지만 그 순간의 짧음 때문에 더욱 아쉬운 여운이 된다.
 
 아침 시장에 사람들이 줄었다. 흥도 줄고 아쉬움이 남는다. 대신 낯선 동네를 계속 걷는다. 여행자들을 상대하는 가게들이 즐비한 곳이 아닌 조그만한 동네 구멍 가게가 있고 누가 이런 골목속까지 찾아올까 의구심이 드는 게스트 하우스도 간간이 눈에 띈다. 어디로 이어지는 길인지도 모르고 그냥 계속 걸었다.
 
 작년에 너무 맛있어서 다시 돌아오고 싶었던 샌드위치 집은 어중간한 시간임에도 손님들로 만석이다. 작년에 나를 배웅했던 여직원은 사장이 아니고 일하는 사람이고 외국인이 사장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자부심으로 가득한 메뉴 설명을 듣고 샌드위치를 포장해서 나왔다. 사실 사장이 자부심을 갖는 만큼 빵맛이 좋았다기 보다는 샌드위치 사이에 들어가는 양념 맛 때문에 좋아하는 집이다.
 
 다 못 읽을 줄 알았던 책을 마지막으로 다 읽었다. 이로써 여행이 끝났다.
 



 밤 비행기이기 때문에 치앙마이 공항에서 오후 반나절을 보낸다. 폭우가 쏟아지는 공항 창문을 바라보며 버거킹에서 맥주와 햄버거를 먹는 맛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기다림의 지겨움은 스콜이 지나가는 그 창 밖을 바라보는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치앙마이 공항에서의 기다림보다 수완나폼 공항에서 새벽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 지겨웠다. 여행와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던 습관이 갑자기 바뀔려고 하니 적응이 안된다. 덕분에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 주면 먹고 나머지 시간은 전부 잠으로 떼워 버려서 지루할 시간이 없어졌다.
 




 타이베이에서 한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창 밖을 보다가 내 눈을 의심했다.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아침 일찍 구름 위를 날면서 창밖을 관심 있게 본 적이 없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아침 시간에 그 드 넓은 하늘 위에서 수 많은 비행기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다니고 있는 장면은 생경한 충격을 주었다. 하늘 위에 오로지 내가 타고 있는 비행기만이 날고 있을거라는 착각 속에 있었던 나는 그렇게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비행기들을 보면서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행은 여전히 힘들고 가슴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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