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17. 11. 15. 09:00 - 독거노인

[태국 치앙라이] 10월 4일


치앙라이의 마지막 날 아침이다. 이제는 숙소에서 주는 식빵보다는 시장에서 사 먹는 찰밥과 반찬들이 좋다. 시장에서 반찬으로 생선 튀긴 것과 생선국을 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에 들려 한바퀴 돈다. 어린 승려들이 열심히 빗질을 하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터미널에 들려서 치앙마이 가는 버스 시간표를 다시금 한번 확인 했다. 7시에서 9시 사이에 버스가 몇대 있다. 일단 아침 식사를 끝내고 9시 버스를 탈 생각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숙소에 머물던 숙박객들이 많이 떠나는 날인가 보다. 몇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약간의 위안을 얻는다. 나만 이 좋은 곳을 스쳐가는 여행객이 아니라는 어설픈 위안이다.

버스는 역시나 시간표와 다르게 움직인다. 어차피 떠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숙소에서 좀 일찍 나왔는데, 예정 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버스다. 1st 클래스 버스라고 해도 낡은 버스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고 에어컨도 적당하게 잘 나온다. 그래도 약간 아쉬운건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의자가 좀 많이 낡았다.

낮 시간동안에 도시간을 이동하는 것은 오랫만이다. 너무나 오래전들의 일이라 예전의 기억들을 끄집어 내기가 버거울 정도다. 그렇지만 그 많은 시간들이 흘렀는데도 태국의 도로 사정들은 좋아진것 같지 않다. 산골길을 휘돌아 구불구불 달리면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가슴 한켠에 묻어 두었던 뭉쿨한 감정들을 끄집어 낸다. 그 기억 중에 남아 있는 중앙선을 오락가락하며 달리던 그 운전 모습은 없어졌다.

치앙마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성태우 대기 장소가 따로 정해져 있고 가격도 고정 가격이라고 푯말을 보여준다. 모든게 변했고 그 변화를 느끼면서 여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변에 진해진 매연들과 차량들이 내 뿜는 공해는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다.

치앙마이 성곽에 가까워지면서 거세지던 빗줄기는 성태우에서 내려도 계속 쏟아진다. 가게의 천막 끝에서 비를 피하다가 조금 수그러들자 비좁은 도로변을 따라 걸어 창푸악 입구에 있는 숙소에 방을 정했다. 프론트에 있는 아가씨가 친절하다.

숙소에 짐 정리도 하지 않고 가방을 대충 던져 놓고 두리안을 사러 바로 시장으로 갔다. 작년의 시장 가던 길을 더듬어 가자니 한낮의 열기가 생각보다 강하다. 치앙라이와 치앙마이의 열기가 이렇게 다른가 하고 실감한다. 시장에는 두리안들이 꽤 있지만 확실히 제철이 아니라 그런지 제대로 익지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있자니 비가 내리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비 때문에 갇혀버린 꼴이 되었다. 맥주 한잔하면서 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예전 다니던 두유집도 여전 하다. 친절한 여주인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전에 왔을 때 그 느낌 그대로 대해주어 편안하다. 이번에는 두유를 보온병에 사다가 아침에 마실 생각으로 포장해 갔지만, 숙소에서 열어보니 두유가 아니라 두부가 되어 있었다.

'여행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국 치앙마이] 10월 6일  (1) 2017.12.04
[태국 치앙마이] 10월 5일  (1) 2017.11.20
[태국 치앙라이] 10월 3일  (1) 2017.11.06
[태국 치앙라이] 10월 2일  (1) 2017.10.31
[태국 치앙라이] 10월 1일  (1) 2017.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