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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6. 09:00 - 독거노인

[태국 치앙라이] 10월 3일


 맛사지 탓인지 잠을 설쳤다. 피로가 풀려서 몸이 나른해진것인지 비몽사몽, 오락가락하는 사이 아침을 맞이하고 말았다.

시장으로 갈려고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토스트를 구워 먹고 있는 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다. 스콜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비가 너무 세차게 계속 내린다. 결국 방으로 올라와서 어찌할까 고민을 하는 사이에 비가 조금씩 수그러 들어 길을 나섰다.

시장 입구에서 커피 한잔 하고 시장 안을 구경하다가 충동적으로 새우 반찬을 샀다. 한국에 비하면 너무 싼 가격이라 충동적으로 사고 말았다. 결국 찰밥을 사고 이것저것 더 사서 간단한 한끼가 아니라 혼자 먹기엔 벅찬 잔치상이 되어 버렸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공직에서 은퇴하고 취미로 치앙라이를 가이드 하고 있다는 태국인을 두번째 마주쳤다. 특이하게 기독교 신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 사람은 중국어와 영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하면서 관광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단순한 가이드일까 살기위한 수단일까.

첫 날의 파랗기만 하던 하늘과 다르게 비가 오락가락 하는 회색빛 하늘가 배경이 되는 숙소는 아늑한 느낌이다.

이틀 연속 맛사지숍을 가니 이상하게 쳐다 본다. 치료 목적인 곳에 요양이 아닌 맛사지의 쾌락을 찾아서 오는 이상한 손님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치앙라이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 맛사지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중요하지 않다. 게다가 어제보다 더 낫다. 확실히 맛사지사를 누구를 만나느냐가 맛사지의 질을 결정하는 것 같다. 특히, 등에 해 주는 찜질이 어제보다 훨씬 좋아졌다.

이틀 밤 밖에 자지 않았지만 그새 방에 적응이 되었는 지 새로 바뀐 방에 생경함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방 크기가 줄어들다 보니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 같다. 그래도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좀 더 넓어져서 좋은 것은 있다.

길을 지나다가 보이는 PC방에서는 대낮인데도 아이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내 여행의 끝자락은 항상 장례식과 맞닿아 있었다. 누군가의 죽음과 그 죽음이 새로운 환경의 어디에선가 다시금 환생하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리라는 순간에 장례식이 찾아오는 것 같다. 절 안쪽에 마련된 장례식장에는 슬픔이 베어 있지 않다. 화환을 받은 상주는 화환 배달원과 배달이 잘 됐다는 증명 사진을 찍는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윤회를 망자는 벗어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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