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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2. 6. 18:28 - 독거노인

[넷플릭스] 나의 Ex


엄마는 아빠가 남긴 유산과 아들에게 집착 한다. 아들은 그렇게 집착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엄마를 이해하기 보다는 아빠를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아빠는 왜 엄마와 자신에게 유산을 남기지 않고 게이 남자친구에게 유산 상속을 시켰을까. 


대만의 게이 영화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자가 가정을 포기하고 자신의 남자 애인에게로 돌아가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았으며 남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부러움의 대상이 될만한 모범적인 가정이었지만, 결국 자신의 마지막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사랑한 남자에게로 간 것이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다. 아버지의 남자애인은 어떤 사람일까. 왜 아버지는 자신과 엄마를 버린 것일까. 그 남자를 따라가다보면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 남자는 평범하지 않다. 연극을 하지만 흥행은 가망이 없고 빚에 쪼들리고 있다. 게다가 타인에게 친절하지도 않다. 아버지가 마지막을 같이 할만한 구석은 없어 보이는 형편 없는 건달 같은 남자다.


아들의 염탐행위와는 상관 없이 엄마는 돈과 아들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아버지의 죽음 같은 건 뒷전이고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 유일한 희망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유산 없이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곤궁하지도 않다. .엄마의 집착은 오히려 다른 열등의식의 발로 같다.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 받았다는 피해 의식. 그 열등감으로부터 보상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출구가 아들과 유산처럼 보이는 것이다. 


영화는 동성애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심각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오히려 상황은 코믹하다. 열등감에 얽힌 엄마가 스토커 처럼 아빠 애인을 쫓아 다니고, 그런 행동에 별 개의치 않고 당당해 보이는 아빠의 남자 애인은 다른 곳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성공할 것 같지 않은 연극을 사채까지 끌어다 쓰며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 주위의 모든 상황을 이용하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들의 삶의 연장 선상에 있는 동성애의 모습이 보인다. 상황은 마치 적절하지 않은 부조리 코메디 같지만 결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진한 사랑이 그 바닥에 깔려 있다. 남녀간의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고 모든 사랑은 그 바탕에 깔려 있는 헌신과 애정과 사랑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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