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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6. 09:27 - 독거노인

[넷플릭스] 메이플쏘프


메이플쏘프의 사진들을 지금 본다면 그다지 충격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성에 대한 관념이 많이 변화되었고, 음성적으로 가려져 있던 하위문화와 성문화가 표면으로 많이 들어나면서 일반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성적 문화적 측면에서 본다면 그렇게 충격적이거나 파격적 이미지가 아니지만 미학적으로 본다면 시대적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으며 미적, 시각적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메이플쏘프이라는 작가의 배경을 잘 모르고 그를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사진적으로만 평가하면서 그의 사진들을 감상했었다. 지금은 그가 만든 사진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메이플쏘프이라는 작가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그가 직접적으로 출연하지 않지만, 사후 그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서 그가 가진 생각과 생활방식 그리고 작품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들을 보여준다.

 

1970년대에 공공연했던 성적 물란과 동성애 그리고 가학적 성 행위들이 메이플쏘프이라는 작가와 어떻게 연관 맺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메이플쏘프은 사진을 전공하지 않았고 사진을 공부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끊임 없는 집착을 통해서 그만의 방식으로 사진에 대한 접근을 이루었고, 프린프를 할 줄 몰랐지만 편집증적으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 때문에 전문 프린트 기사가 엄청난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메이플쏘프이라는 작가의 동성애 그리고 그와 관계 맺은 인물들의 사진들은 그의 삶의 일부를 들어낸다. 아니 그의 예술적 삶과 인간으로써의 삶의 연계 상태에서 들어나는 문맥들이 얼마나 절제되어 미학적으로 잘 승화되어 있는지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그의 뒤를 잇는 낸골딘의 작품은 메이플쏘프의 sub-culture적 이미지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낸골딘의 사진 작품들은 분명 자신만의 세계를 그리고 그녀가 속한 하위 문화적 삶을 날것 그대로 들어내는 효과가 있지만 결코 미적으로 다듬어져 있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마치 낸골딘의 작품들은 이미 정해진 길을 그대로 따라 가도록 관람객들을 유도한다면 메이플쏘프의 사진은 어떤 큰 틀을 만들지 않고 그저 사진 속의 길을 만들어 내도록 관객들에게 요구하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메이플쏘프은 사진적으로 미적으로 훌륭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냈지만, 그 뒤에는 성공에 대한 메이플쏘프의 집착이 깔려 있었다. 그는 욕망이 너무나 강렬해서 그 주위의 사람들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이용했다는 비난도 받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욕망과 집착들이 있었기 때문에 완벽함을 추구할 수 있었고 그만큼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죽는 그 순간까지 그 욕망들을 포기하지 않고 앤디워홀보다 더 비싼 작품을 만들어내길 원했던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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