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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0. 09:00 - 독거노인

<염소의 맛>


수영장에 다니면서 수영이 너무 좋아지는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수영에 빠져 있지만, 지금보다 훨씬 열정에 부풀어 있던 시기가 있었다. 어차피 무언가에 몰입하지 않으면 힘들었던 시기를 수영에 몰입하면서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그 시기에 수영장에서 나는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던 시기였다. 수영을 하면서 이러저리 쳐다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수영을 하나 구경하면서 인터넷으로 미친듯이 수영에 대한 정보들을 읽고 찾아보던 시기.

염소의 맛은 어쩔수 없이 수영장에 치료를 위해서 가야만 하는 소년이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그린 만화책이다. 책의 제목만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이다. 만화의 선들은 거칠지만 수영장의 모습을 낯낯이 기록하고 있고 인물들의 선들은 모호하지만 주인공들의 선들은 살아 있는 느낌을 받는다. 

수영장에서 홀로 수영할 때의 지루함과 외로움, 물이 주는 이미지, 우연히 만난 소녀에 대한 동경 혹은 짝사랑. 이런것들이 마치 단편영화처럼 녹아 있는 만화책이다. 특별한 결말도 없고 단순한 스토리 라인이지만 나름데로 수영장에 대한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는 만화책이다.

꼬랑지. 내가 선택한 새로운 환경이지만, 적응하는게 쉽지 않다. 정말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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