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공간에 두 여인이 존재한다. 한 여인은 빠져 나올 수 없는 물리적 현실 공간 속에서 허덕이고 있고 한여인은 제도적 시스템적 속에 스스로 갇혀 있기를 원한다. 두 여인은 다른 길을 선택하여 살고 있지만 숨막히는 답답한 공간속에 존재하는 같은 운명속 존재들이다.
금융회사에서 답답한 생활을 하던 해원이 고향을 찾아 섬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섬에 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옛친구 복남이와 그 일가족. 해원은 복남이와 어릴적부터 친구이지만 해원은 섬을 떠났고 복남이는 섬에 남아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다. 척박하게만 보이는 섬에서 시골 여자로 남은 복남은 해원을 반갑게 맞이하는데, 어찌보면 갇힌공간속에서 해원이가 유일한 출구처럼 보였을지도 모를것이다.
영화는 섬이라는 갇힌 공간속에서 한여자가 겪게되는 필연적 광기를 보여주는데, 그 광기속으로 뛰어들수 밖에 없는 이야기 구성도 잘되어 있고 잔혹하게 연출되는 살인 장면들은 마치 한마리의 야수가 들판위에서 사냥을 하는 것처럼 역동적이고 파괴적이다.
영화의 포스터가 영화속 모든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듯이 보인다. 잔혹하면서도 슬픈 살인 사건. 어찌보면 <친절한 금자씨>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을까 할정도로 냉혹하면서 철저한 응징 장면은 나름 통쾌하지만 잔인하게 보인다.
오랫만에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속에 녹아든 재미있는 영화 한편을 봤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집 - 애비뉴 (0) | 2010.09.27 |
---|---|
커피집 - 허형만커피 (2) | 2010.09.20 |
커피집 - 폴 바셋(Paul Bassett) (0) | 2010.09.15 |
<Espresso Coffee: Professional Techniques> (3) | 2010.09.13 |
<차가운 밤> (0) | 2010.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