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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14. 09:00 - 독거노인

영화 <Tinker, Tailor, Soldier, Spy>


영화의 원작은 1970년대 냉전이 한창일 때 실제 첩보원으로 활약했던 작가가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을 기반으로 1979년 BBC에서 시리즈물로 만들었다. 실제 시리즈물로 만들만큼 내용이 좀 긴편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좀 줄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내용이 훼손될 정도는 아니고 큰틀이 변한것도 아니다. 시리즈물을 못봐서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영화가 결코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스파이 영화라 해서 활극을 기대한 사람은 필히 실망할 것이다. 이 감독의 전작을 본다면 - "렛미인", 아마 이번 영화도 대략 어떤 스타일로 전개될 추측할 것이다. 영화는 화려한 스타일의 화면 구성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지략적인 추리로 스토리를 전개해 간다. 특히, 냉전 시대의 상황을 이해한다면 그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숨막히는 작전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그들이 짜 놓은 전략에 따라 스파이 활동을 전개하는 본다면 스릴 있게 볼 수도 있다. 여기서는 소련과 미국의 스파이전이 아니라 소련과 영국을 다루고 있다. 게다가 본 주역이 아닌 영국이 어떤식으로 소련에 접근을 했고 소련을 다루고 싶어했는지도 보인다. 이 힘싸움속에 아슬아슬한 균형점을 찾고 있는 이중 스파이를 찾기 위한 첩보전이 진행되는 것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마치 한편의 연극 무대를 보는것처럼 단조롭고 흐릿하게 보인다. 오히려 50~60년대 영화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자극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세련되어 보이지 않지만 지적인 배경을 선택한 전략은 영화 내용과 잘 맞아 떨어져 아주 좋았다. 

 영화의 끝은 아주 우울하다. 어느 누가 승자고 어느 누가 패자인지 따져 보아도 그리 즐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단지 시간이 흘러 그들에게 그런 결과가 주어졌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뿐, 그들은 충돌하는 거대한 소용돌이속의 작은 존재들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