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은 지리적으로 실크로드의 핵심 지역이었다. 중국과 서양을 잇는 가교적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소왕국들이 난립했었으며 흥망성쇠를 거듭했다. 결국 실크로드의 영광이 사라지면서 역사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하지만 실크로드의 악마들은 그 잊혀진 역사를 찾아서 험난한 지역으로 약탈적 침투를 행했고 과거의 영광을 자신들의 전리품으로 전락시켜 고국으로 귀국했다. 이 약탈적 노략질이 끝난후 이 지역은 역사적 관심에서 멀어지는듯 하다가 소련의 전략적 남하를 받으며 외세로부터 끊임없이 시달린다. 땅은 예전의 풍요를 잃었지만 지리적 중요성은 그대로 간직한채 유구히 흐르고 있는 것 이다.
BBC는 아프간을 침략한 경위를 설명하면서 다큐멘터리를 시작한다. 이는 중동 지방에 던져진 불씨가 아프간으로 잠시 튄것이었다. 911테러를 기점으로 미국과 영국은 자신들의 얼굴에 난 생체기에 대한 보복으로 누군가의 면상을 날려버리기 원했다. 그 화풀이 상대는 빈라덴이라는 반군이었고 여기서 현대 아프간의 불행이 다시 교차하는 순간이 닥친다.
처음 아프간은 영국에게 너무 순진하게 보였다. 넓고 광할한 대지위에 가진것 없는 민족이 존재하는 땅. 군벌들이 활거하고 인민들은 압제당하는 땅이었다. 여기 해방군으로 등장한 영국군에게는 불모지위에 놓인 거지들을 상대하는 일이니 얼마나 쉬워 보였겠는가.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건 과거 소련을 상대로 끊임없이 항거하던 아프간 민족의 속성을 잊어버린 것이다. 이는 치명적 실수였고 결국 영국은 우는 아이 달래듯 접근했지만 그 아이에게 아랫도리를 잡힌 꼴이 되고 말았다. 영국의 고관들은 상처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더 많은 물량과 군인들을 투하한다. 하지만 미국이 다른 군사적 전략을 가지고 나타나기 전까지는 엉망진창일 뿐이었다.
영국인들은 아프간에서 죽어간 군인들에 대해 비통해하며 울분을 토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아프간 전사들의 죽음과 일반인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되어 있다. 잡히지 않는 게릴라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마을을 폭탄으로 쑥대밭을 만들고 얼마나 많은 무고한 농민들이 희생되었는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프간 국토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삶을 충족시킬 수 없는 척박한 영토로 채워져 있다. 이 다큐멘터리가 과연 그들의 삶이 정당하게 평가 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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